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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VS A씨·민국파 중 하나는 끝…박훈 변호사도 뛰어든 싸움, 1~4라운드 요약해보면

입력 : 2018-03-13 09:35:35 수정 : 2018-03-13 10: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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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의원(맨 위 사진)이 지난 12일 프레시안 보도를 조목 조목 반박하면서 '2011년 12월23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간 적 없다'고 하자 당시 최측근이었다는 '민국파'가 '노원구 을지병원에서 렉싱턴 호텔까지 동행했다'고 주장, 진실싸움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사진=SBS 캡처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2011년 12월23일 또는 24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 카페 룸에서 여성 지지자를 성추행했다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에 따른 진실공방이 죽느냐, 사느냐 차원까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7일 온라인 매체 프레시안의 보도로 촉발된 정 전 의원에 대한 미투는 '반박→재반박→재재반박'으로 이어지면서 '정봉주 대 프레시안', '정봉주 대 민국파', '정봉주 대 박훈 변호사' 등 대립 구도 역시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개 과정과 양측의 주장을 모아 봤다.

① 2월 23일 "정 의원이 키스 시도" vs 정봉주 "그날 그곳에 간 적도 없다"

프레시안은 7일 최초 보도에서 당시 여대생이었던 현직 기자 A씨의 말을 빌어 "2011년 12월23일 오후 2시쯤 정봉주 전 의원이 여의도 렉싱턴 호텔로 불러내 1층 카페에서 (정 전 의원이) 마지막으로 포옹을 하자며 저를 안더니 갑자기 키스를 하려고 얼굴을 제 앞으로 들이밀었어요"라고 보도했다.

9일 프레시안은 A씨가 당시 남자친구에게 보낸 메일을 공개했다. 여기선 성추행이 일어난 시기가 1차 보도(12월23일)와 달리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로 나와 있다.

이어 세번째 보도에서 A씨는 "정 전 의원과 만난 뒤 친구들과의 크리스마스 파티 도중 피해 사실을 털어놨으며 페이스북에 23일 파티를 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에 사건 당일을 그날(23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난 12일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시기로 폭로된 당일의 행적을 사진과 함께 공개하며 하나하나 받아쳤다.

정 전 의원은 "23일 새벽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녹음을 마치고, 출연진과 함께 식사 후 헤어졌다"고 한 뒤 "23일 오전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실을 방문해 변호사들과 회의를 한 뒤 점심식사를 했으며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에 오후 1시 서울 노원구에 소재한 을지병원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오후 1시에 노원구로 병문안을 갔는데 어떻게 2시까지 서울 여의도로 갈 수 있는가라고 했다.  

지난 12일 정 전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1년 12월23일 오후 명진 스님과 함께 있는 사진 등을 제시하면서 오후 2시 렉싱턴 호텔행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은 모친의 응급실 입원(낮 12시17분), 병실 이동(오후 1시) 시간이 기록된 병원 기록지를 제시하며 "(내가) 을지병원에 도착한 시간이 이미 오후 1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23일 오후 2시30분경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명진 스님과 만나 이른 저녁까지 함께 있었다"며 오후 3시54분에 명진 스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또 A씨가 만났다는 렉싱턴 호텔 1층 레스토랑은 오후 3시~5시에만 티타임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만남 자체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A씨는 "만난 시간은 20분 정도도 안 됐을 것으로 잠깐 들렀다 가기엔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고 재반박했다.

②'미권스' 카페지기 '민국파' "내가 23일 렉싱턴 호텔행에 동행"

진실공방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의 기자회견 후인 12일 오후 그의 팬클럽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의 카페지기 민국파(카페 닉네임)의 증언을 보도, A씨은 말은 맞고 정 전 의원은 틀렸다고 주장했다.

민국파는 2011년 12월 당시 정 전 의원의 열렬 지지자로 22~26일 "잠자는 시간 빼고 밀착 수행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민국파'는 지난 12일 오전 정 전 의원이 낸 기자 회견문에 "(2011년 11월24일 일정을 설명하며 수감 된 이후의 대책을 논의한 인사들 중 한명으로) 미권스 카페지기 정○○(민국파)"라고 적혀 있어 적어도 당시 최측근 인물 중 한명임은 분명하다.

민국파는 "당시 카페지기는 나 한명이었으며 직업이 전도사였기에 주중에 시간이 자유로워 정 전 의원과 거의 같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2011년 12월22일 대법원(서울), 24일 마석 모란공원(경기도 남양주시), 25일 공릉교회(서울), 26일 서울지검 환송식까지 내가 함께한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건데, 내가 유독 23일만 없었다는 주장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민국파는 정 전 의원이 "오후 1시에 노원구 을지병원으로 병문안, 2시까지 어떻게 여의도로~"라고 알리바이를 댄 것에 대해 "우리는 병실 이동 얼마 후 방문했다가 바로 빠져나와서 (렉싱턴 호텔로) 이동했다"며 "을지병원에선 점만 찍고 나왔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오후 1시 전에 이미 병원 근처에 도착해 있었으나 입감일이 결정되지 않아 병원 주변에 대기하다가 올라간 것"이라며 을지병원에 머문 시간이 대단히 짧았기 때문에 2시까지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갈 수 있는 시간은 물리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이 매우 급박해서 운전하는 사람이 시간을 최대한 줄여가며 이동했다"고 정 전 의원의 알라바이를 물리쳤다.

③정봉주 "민국파, 12월23일 오후 2시17분 PC로 미권스 카페에 글" 당일 동행 안 했다는 증거 VS 민국파 "난 시간만 있으면 아무 곳, 다른 이 노트북 빌려서"

정 전 의원은 2011년 12월23일 오후 2시를 전후해 민국파와 함께 있지 않았다는 명확한 증거로 민국파가 그날 오후 2시17분 미권스 카페에 올린 글을 제시하면서 "모바일에서 작성했다고 볼 수 없고 PC에서 글을 올린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즉 이동 중 모바일로 올릴 만한 글이 아니기 때문에 민국파가 23일 오후 일정에 함께 하지 않았다는 것.

민국파는 "당시 우리는 밖에서 이동 중에도 쉬러 들어가거나 해서 PC 환경이 뒷받침되면 언제든 글을 올리곤 했다"며 내 소유의 노트북은 없었지만, 다른 수행원의 노트북을 빌려 수행 도중에도 종종 카페 상황을 체크하고, 긴급한 공지나 제안을 올리곤 했다"라는 말로 정 전 의원이 제시한 23일 오후 2시17분 게시글이 동행하지 않은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받아쳤다.

정봉주 전 의원의 팬클럽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의 카페지기 민국파(카페 닉네임)는 정 전 전 의원과 관계가 소원해 앙갚음으로 폭로전에 참가했다는 일부 시선에 대해 지난 1월 20일 정 전 의원의 '복권 환영 파티'에 참석한 자신의 모습(붉은 원내 오른쪽)을 프레시안에 제시하면서 반박했다. 프레시안 홈페이지 캡처 

④ '부러진 화살' 박훈 변호사 "미투라는 혁명 막으려는 반혁명 두고 볼 수 없다"며 "A씨 무료 변호하겠다"

판사에 석궁 테러를 가한 이른바 '부러진 화살' 사건의 대학교수 변호와 고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 변호를 맡았던 박훈 변호사는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정 전 의원 성추문과 관련해 공작이라는 음모론이 일고 있다"며 분개하면서 참전(?)을 선언했다.

박 변호사는 "이는 혁명이라 평가할 수 있는 미투 운동을 막으려는 반혁명"이라고 규정하고 "저는 반혁명 세력의 준동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 사건에 뛰어들어 피해자를 무료 변호해 이들을 격파할 생각이다"라는 말로 법적 투쟁을 다짐했다.

정 전 의원, A씨, 민국파의 주장이 180도 다르고 워낙 팽팽하기에 진실 가리기 싸움이 법정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패한 쪽은 치명상을 입고 법적, 사회적 책임을 짊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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