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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무장한 韓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시장 ‘질주’

입력 : 2018-03-11 20:40:06 수정 : 2018-03-11 21: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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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안전성 강화 분리막’ 강점 / 지난해 말 수주 잔고 42조원에 달해 / 삼성SDI ‘확장형 배터리 모듈’ 내놔 / 급속충전 적용… 고용량에 무게 줄여 / SK이노도 헝가리 배터리 공장 기공 / 국내 3사 모두 동유럽 전진기지 마련
배터리 시장이 전기차 열풍을 타고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좋아지고 인프라도 확충되면서 전기차 대중화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이달 초에는 민간 보급이 시작된 지 5년 만에 제주도에서만 전기차 등록 1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1월에는 올해 전기차 사전계약대수 보조금 지급 제한선인 2만대를 넘겼다. 정부와 업계는 올해를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으로 보고 관련 투자와 지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덩달아 전기차 핵심기술인 배터리 사업도 판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한국 업체들의 성장이 돋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에서 각각 4, 5위를 기록했다. 2016년 대비 LG화학은 158.0%, 삼성SDI는 80.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쟁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착공하며 유럽 공략을 본격화했다.


◆글로벌 기술 리더십으로 승부

한국 배터리 업계는 글로벌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기술력으로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업계 맏형인 LG화학은 전 세계 배터리 메이커 중 유일한 화학기반 회사로 소재 내재화를 통한 원가경쟁력과 함께 우수한 제품 신뢰성과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분리막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안전성 강화 분리막’은 LG화학의 대표적인 특허 기술이다. 내부 공간활용을 극대화해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는 ‘스택 앤 폴딩’ 제조기술, 차량 디자인에 맞춰 쉽게 적용이 가능해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긴 ‘파우치 타입’ 배터리 등이 호평을 받고 있다. LG화학이 특히 기술력을 자랑하는 파우치 타입 배터리는 캔 타입과 달리 폭발 위험이 없고, 표면적이 넓어 열 발산이 용이해 수명이 긴 것으로 평가된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는 지난해 약 4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34.2% 증가한 6조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제적인 연구개발(R&D)로 3세대 전기차(1회 충전 시 주행거리 500㎞ 이상)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1위를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이 30여개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확보한 수주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42조원에 이른다.

삼성SDI는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20분 급속충전 기술을 접목한 ‘고에너지 밀도의 장거리 주행용 배터리 셀’, 고용량이면서도 무게와 부품 수를 10% 이상 대폭 줄인 ‘확장형 배터리 모듈’을 선보였다.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셀은 한 번 충전으로 최장 600㎞ 주행이 가능하고, 초급속충전 기술까지 접목돼 향후 시장성이 기대된다.

삼성SDI가 개발한 배터리 급속충전기술은 배터리 셀 내부의 저항을 대폭 줄인 소재와 기술 고도화로 전기 충전량과 속도를 모두 높였고, 높은 전기모터 가속력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모듈 플랫폼인 확장형 모듈은 종전 대비 두 배가 넘는 6~8㎾h의 에너지 용량을 담을 수 있어 한 번 충전으로 600~700㎞ 주행이 가능하다. 고효율 방열 구조 등 차별화된 콤팩트 설계기술이 적용돼 기존 모듈에 비해 부품 수는 물론 무게와 부피도 줄일 수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업계의 수요가 셀 위주에서 모듈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확장형 모듈 공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배터리 공장 조감도
◆동유럽기지서 시장 선점 경쟁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경쟁은 유수의 완성차 브랜드가 밀집한 유럽 시장에서 본격화할 조짐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 코마롬에 배터리 공장 건설 기공식을 열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 3사 모두 동유럽에 기지를 마련했다. 가장 늦게 합류한 SK이노베이션은 ‘선 수주, 후 증설’ 전략에 따라 유럽 완성차 업체와 체결한 장기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코마롬 공장을 조성한다. 축구장 60개 크기인 43만㎡, 연간 7.5GWh 규모에 향후 건설비, 운전자본 등으로 8402억원이 투입된다.

앞서 LG화학은 올 초 유럽 내 생산을 시작했다. 14억유로(약 1조8438억원)를 투입해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지은 LG화학 공장은 유럽 내 최초의 대규모 배터리 생산 공장이다. 올해 약 1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며, 30만대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삼성SDI도 올 2분기 가동을 목표로 헝가리 괴드 지역에 공장을 짓고 있다. 3억유로를 들여 지은 이 공장은 완공되면 연간 전기차 5만대에 공급할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국인 중국도 유럽 진출에 적극적이다. 일본 파나소닉과 시장 1, 2위를 다투는 CATL은 독일·헝가리·폴란드 중 한 곳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셀’ 생산공장이 아직 유럽에 없다는 점, 동유럽에 몰려 있는 자동차 생산공장 가까이 배터리 공장을 지어 물류비 절감 및 납품처 확보가 유리하다는 점 등이 잇단 동유럽 진출 배경으로 분석된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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