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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폭력 피해여성 모른다더니…안병호, 알고 있었다

입력 : 2018-03-08 19:01:11 수정 : 2018-03-08 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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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또 다른 피해자에 전화 / 피해 폭로 3명 신상 파악 나서 / 왜 추행했냐 따지자 묵묵부답 / 안 군수 기자회견땐 “짐작 안가”
안병호 전남 함평군수가 세계일보의 성폭력 의혹 취재 도중에 피해 여성들의 인적사항과 당시 정황 등을 파악해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안 군수가 세계일보 보도 후 기자회견에서 피해 여성들이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고 주장한 것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안 군수는 지난 6일 오전 11시26분 피해 여성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A씨는 세계일보에 보도된 피해 여성 3명과 아는 사이로 자신도 성폭력 피해자다. 안 군수는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했다. 안 군수는 두 번에 걸쳐 모두 7분간 A씨와 통화했다.

이후 5차례 전화가 왔지만 A씨는 안 군수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안 군수는 A씨에게 “자네 친구들이 4∼5년 전에 군수실에 온 적 있지, 3∼4년 전인가, 자주 와서 (내가) 국화도 주고 그랬지”라고 말했다. 안 군수가 A씨의 소개로 군수실에서 피해 여성들을 만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안 군수는 이어 “그때 군수실에 온 여자 중 성추행당했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여자가 누구냐”고 A씨에게 피해 여성이 누군지 알아보려 했다. 안 군수는 A씨에게 피해 여성들이 자신을 언론에 제보하고 검찰에 고소했다는 얘기를 꺼냈다.

A씨는 “성폭력 당시 피해자인 박○○가 난리 쳤다”고 하자, 안 군수는 “박○○이 누구냐”며 피해 여성을 재차 확인했다. A씨가 안 군수에게 “왜 피해 여성들을 만지고 추행했냐”고 따지는 대목에서는 5초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6일 안 군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성폭력 피해자 A씨가 당시 안병호 함평군수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지목한 모텔.
한현묵 기자
안 군수는 A씨에게 “오늘 중으로 만나자”고 계속 재촉했다. 안 군수가 “언제 보냐, 오늘 저녁에 보자”고 약속 시간을 잡으려 했으나 A씨는 다른 일이 있다며 미뤘다. 안 군수는 “(성폭력 관련) 내용을 좀 더 알아보려고 한다”며 A씨를 만나려는 목적을 얘기했다. A씨는 “안 군수를 만나면 피해 여성들에게 회유와 협박을 할 수도 있어 약속을 잡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안 군수는 세계일보 보도 이후인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피해 여성들이 누구인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피해 여성 3명 중 2명의 조사를 마쳤다. 나머지 한 명은 9일 피해자 조사를 받기로 했다.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는 피해 여성 3명을 돕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남여성복지시설연합회는 8일 영암에서 ‘함평군수 성폭력 피해 대책 회의’를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안병호 군수가 사과는커녕 명예훼손 혐의로 피해자를 고소한 것은 파렴치한 행위”라며 “조만간 성명서 발표와 군청 앞 집회 개최 등을 하겠다”고 말했다.

함평=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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