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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약 없애 보험료 확 낮춘 ‘미니보험’ 뜬다

입력 : 2018-03-07 03:00:00 수정 : 2018-03-06 21: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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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만원 이하 보험상품 출시 잇따라 주기능만 남기고 부가적인 특약을 없앤 대신 보험료를 1만원 이하 수준으로 대폭 내린 이른바 ‘미니보험’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비싸서 부담스러운 보험 해지가 많아지자 가입과 유지 부담을 줄여 고객을 잡아두기 위한 보험사의 전략이다. 하지만 낮아진 가격만큼 보장 기간과 범위도 한정된 경우가 많아 필요성을 따져봐야 한다. 

◆월 1만원 이하로 가입 가능한 보험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지난 1일부터 20대와 30대에 한정해 나이에 관계없이 보험료 월 9900원인 ‘9900ONE 치아보험’과 ‘9900ONE 암보험’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와 성별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만 이 보험은 보험료를 9900원으로 고정하고 나이·성별에 따라 자동 계산된 가입금액과 보장금액으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예를들어 30세 남자 기준으로 암(유방암·전립선암 제외)은 2911만7648원을 보장받는다. 상품을 간소화해 온라인으로 쉽게 가입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처브라이프는 지난 1월 유방암 하나만 보장하는 ‘오직 유방암만 생각하는 보험’을 출시했다. 보험료는 20세 기준 월 180원, 30세 기준 월 630원이고 보장 내용은 단순하다. 5년 동안 유방암 확진 시 500만원, 유방 절제 수술 시 추가로 5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전부다. 5년 만기 비갱신형 상품으로 가입연령은 20세부터 60세까지다.

암 진단비만 보장하거나 해지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보험료를 낮춘 암보험들도 나오고 있다. MG손해보험의 ‘다이렉트 2030암보험’은 암 진단비 1000만원, 3000만원, 5000만원 중 하나를 선택해 가입한다. 암 진단비 3000만원, 해지환급금 미지급형의 경우 30세 남성(80세 만기, 20년 납) 기준 월 보험료는 1만9710원이다. 한화손해보험의 ‘실속더한 든든보장보험’도 해지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보험료를 낮춘 사례다.

손해보험 상품 가운데서도 기존 상품보다 가격을 확 낮춘 상품이 다수 등장했다. MG손해보험은 보험 공동구매 플랫폼 인바이유를 통해 월 1500원의 운전자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통상 장기보험이지만 만기를 자동차보험처럼 1년으로 줄이고, 핵심 기능인 형사적 책임과 사고 부담 비용에 집중했다.

현대해상은 모바일 금융마켓 아이올을 통해 단기 스키보험인 ‘아이올모바일스키보험’을 출시했다. 3일 만기 상품이고 보험료는 2300원이다. 스키를 타다 다칠 경우 최고 5000만원, 스키장 시설물 등에 손해를 입힐 경우 300만원까지 보장해준다. 

◆보험계약 해지 늘면서 소액보험 증가

적은 보험료로 한 가지만 보장하는 보험은 해외에서는 활성화돼있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반적인 보험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단순한 소액보험이라도 판매할 수 있는 경로가 해외에 비해 다양하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최근 소액보험이 많이 출시되는 것은 지난 몇 년간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보험 중도해지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가계비 지출을 줄일 때 가격이 높아 유지하기 부담스러운 보험을 먼저 해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생명보험 계약 해지 건수는 659만3148건으로 2011년보다 54.1% 증가했다. 해지 건수는 고객이 자발적으로 해지한 건수와 보험료 미납 등으로 효력이 상실된 비자발적 해지 건수를 더한 것이다. 자발적 해지가 438만9812건으로 비자발적 해지의 약 2배지만 2011년 대비 증가율은 비자발적 해지(77.2%)가 자발적 해지(44.7%)보다 높았다.

생보협회는 “최근 경기침체와 가계경제 악화 등의 이유로 계약 해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 금리 상승기를 맞아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 증가로 해지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액보험은 이미 포화된 보험시장에서 잠재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유리하다. 소액보험으로 수익을 내기보다는 파격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고객을 끌어들여 다른 상품 가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입 시 보장기간 등 살펴야

소액보험 상품 구조는 주계약에 여러 가지 특약을 덧붙인 형태의 일반적인 패키지 상품이 보장 내용별로 쪼개진 형태다. 한 가지로 단순화돼 보험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또한 수수료가 낮은 상품 구조상 대부분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직접 비교해봐야 한다.

우선 보험 보장기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암보험은 80세에서 100세까지 보장하지만 소액보험은 보장기간이 짧게는 5년에 그친다. 노후 발병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서 자신의 가입 목적에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 또한 보험금 지급 요건이 일반적인 보험에 비해 한정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유방암 보험은 다른 암에서 전이된 유방암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액보험의 가격만 보기보다는 실제로 다른 보험에 비해 얼마나 많이 아낄 수 있는지 비교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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