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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술술] 국내 유수대학 명품강의, 안방서 자유롭게 클릭!… 지식갈증 풀고 꿈 펼친다

입력 : 2018-03-05 03:00:00 수정 : 2018-03-04 21: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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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K-무크’ 주목 / MIT·하버드 등서 도입 후 세계적 확산 / 서울대 등 70개大 324개 강좌 개방 / ‘논어’ ‘우주와 생명’ 인문·자연과학 인기 / 학교서 학생들 전공·진로 탐색 활용도 / 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도 추가 예정
지방의 A고등학교 국어교사 B씨는 평소 학생들이 점수 경쟁에 치여 ‘나만의 꿈’을 꾸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재작년 교내에 ‘배움공동체’를 조직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분야별로 관심이 비슷한 학생끼리 모여 진로와 관련한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한 뒤 학년 말에 발표를 하도록 했다. 반응이 괜찮았다. 하지만 지난해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행평가 프로그램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대입 수험생인 점을 감안해 좀 더 깊이 있게 자기 진로와 관련한 내용을 학습하고 시야를 넓히도록 하려면 전문가 도움이 절실했다. 동시에 학생의 과제 부담도 고려해야 했다. B교사가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케이무크’(K-MOOC)였다.


케이무크는 학생이 관심 있는 주제나 대학, 학과 관련 강의를 스스로 찾아 들으며 즐거워하고, 대학에서 요구하는 전공적합성과 자기주도성, 성실성 등을 향상시키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전문가들의 깊이 있고 다양한 강좌를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케이무크야말로 학생이 진로와 전공을 탐색하고 심화하는 데 가장 좋을 것 같았다”며 “고3 학생이 부담을 느끼기는커녕 호응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케이무크 강좌 중 가장 인기인 ‘경제학 들어가기’를 맡은 서울대 이준구 명예교수(경제학)가 강의 녹화를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지난해 A고교 3학년 학생 150여명도 학교가 제공하지 못하는 관심 분야별 강좌 45개를 케이무크로 해결했다.

온라인 공개강좌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가 주목받고 있다. 무크는 우수한 대학이나 교수의 강의를 누구나 무료로 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2012년 미국에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하버드대학이 설립한 ‘에덱스’(edX), 기업이 연합해 설립한 ‘코세라’(Coursera)를 필두로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안방에서 양질의 대학 강의를 듣는다◆

정부는 2015년 10월부터 케이무크를 도입했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등 국내 유수 10개 대학에서 27개 강좌로 시작해 지금은 70개 대학 324개 강좌로 크게 늘었다. 가입 회원과 수강신청 건수도 매년 2배 이상 늘어 지난해 기준 각각 22만여명과 44만여건에 달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보니 수강생 연령대가 다양하다. 20대 비율이 40.1%로 가장 높고, 40대(15.8%)와 30대(15.4%), 10대(15.2%), 50대(9.9%), 60대 이상(3.6%) 순이다. 학력별로는 학사 학위 이상이 48.4%이고, 고졸(25.9%)과 중졸(7.2%) 등도 적지 않다.

교육부 유지완 미래교육기획과장은 4일 “조사해 봤더니 케이무크 수강생의 약 46%가 ‘학문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강의를 수강한다고 답했다”며 “(케이무크는) ‘학벌 획득’ 수단이 아니라 ‘학문적 관심 충족’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케이무크에서는 성균관대 신정근 교수의 ‘논어, 사람 사이를 트는 지혜’ 강좌와 서울대 김희준 교수의 ‘우주와 생명’ 등 인문학과 자연과학 강의가 인기다.

케이무크에서 제공하는 대학 강의를 들으려면 홈페이지(www.kmooc.kr)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수강신청 기간 내에 관심 있는 강좌를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강좌별로 6∼15주 진행되는데, 토론방에서 다른 수강생과 의견을 나눌 수 있다.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과목별 담당 조교와 교수가 신속하게 답해준다.

강좌 운영기간 내에 학습내용을 확인하는 퀴즈풀이와 과제 수행 등을 통해 일정기준을 충족하면 이수증도 발급받는다. 자격 제한 없이 수강할 수 있고, 강의 중 필요한 부분만 골라 들어도 되는 무크 특성상 이수율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다.

다만, 현재 케이무크 이수율은 10%를 상회해 에덱스와 코세라 등 해외 주요 무크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교수와 수강생이 직접 만나기도 하는 ‘오프라인 특강’, 예술공연과 강연이 어우러진 토크콘서트 등 해외 무크와 차별화한 프로그램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풀이된다.

◆알찬 강좌 수 더 확대해야◆

150여개 대학이 참여해 2000개가 넘는 강좌를 제공하는 코세라 등 해외 주요 무크에 비해 강좌 수가 부족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실용적이면서 다양한 분야의 우수 강좌를 많이 확보하는 게 큰 숙제인 셈이다. 케이무크는 일단 올 하반기부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소프트웨어(SW),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별로 3~5개 강좌를 하나의 커리큘럼으로 구성한 ‘묶음 강좌’를 제공하는 등 2022년까지 300개 강좌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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