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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북·미 대화의 변수 틸러슨 국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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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8 23:41:49 수정 : 2018-02-28 23: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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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대표적 ‘비둘기파’… 북 대화 상대로 적임 북한이 지난해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를 발사한 뒤 ‘국가 핵 무력의 완성’을 선언했다. 미국 정부와 정보기관은 그로부터 1개월 뒤에 나올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주목했다. 핵·경제 병진 정책을 추진해온 북한이 핵 무력을 완성했다면 그다음은 경제개발에 주력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북한이 경제개발을 위해서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체제를 무너뜨려야 할 것이기 때문에 신년사를 계기로 북·미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미 정부는 예상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나오자 미 정부 관계자들은 허를 찔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을 고리 삼아 남북대화 카드를 던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국을 미국의 꼭두각시로 여기고, 통미봉남의 전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분석 틀이 완전히 무너졌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팀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이 북한 고립작전을 전개해 왔으나 역으로 고립되는 사태에 봉착했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었다.

이제 올림픽의 성화가 꺼지고 한반도에는 다시 긴장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입·출항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공해상에서 ‘해상차단’에 나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북제재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먹히지 않으면 전 세계에 불행을 가져올 수 있는 ‘제2단계’로 가겠다며 군사옵션 동원을 예고했다.

그렇지만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당 통일전선부장)이 방남을 통해 북·미 대화 의향을 밝히고,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대북 대화의 문턱을 낮추라며 북·미 대화 중재에 뛰어들어 가느다란 희망의 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북·미 간 대화가 성사되면 그 출발점은 ‘탐색 대화’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탐색 대화가 합의되면 미국 측은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를 ‘포인트 맨’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윤 대표는 “이제 북·미 대화에는 트럼프 대통령 핵심 측근이 나서야 한다”며 전격적으로 사임하고 이번 주에 은퇴한다.

북·미 대화 재개에 걸림돌이 많지만 그중 하나는 북한이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이 지난해 말 북한에 ‘조건 없는’ 탐색 대화를 제의했을 당시에 북한은 “곧 잘릴 틸러슨 장관을 믿고 대화할 수는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던 틸러슨 장관이 최근 다시 안착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 정설이다. 미 안보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26일(현지시간) “틸러슨이 마침내 국무부에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틸러슨이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 개선을 했고, 그가 중도 하차할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만약에 틸러슨 국무장관이 사임하면 그 후임으로는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0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북한 입장에서는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나게 된다. 미 육사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친 폼페이오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교체가 북핵 문제의 해결책이라는 소신을 가진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이다.

북한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께름칙해 미국과의 탐색 대화를 거부했다면 서둘러 생각을 바꿔야 한다. 트럼프 정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틸러슨 장관이 건재할 때 대화에 나서야 미국 측을 상대하기가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틸러슨 장관의 체면을 살려주면 그의 입지가 좀 더 탄탄해지고, 트럼프 정부의 대북 특사로 그를 평양으로 불러들여 실리를 챙길 수 있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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