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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분쟁서 무역분쟁으로… 인도양 패권과 얽힌 난해한 고차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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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4 18:00:00 수정 : 2018-02-24 16: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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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도 봉쇄 전략인 진주목걸이 전략과 미군의 중국 방어선인 제1 열도선. 중국은 이른바 파키스탄과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인도 주변국 항만을 이어 인도의 진출을 봉쇄하려는 진주목걸이 전략을 추진, 미군은 중국의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열도선 구축.
바이두 캡처
인도양 패권을 다투는 중국과 인도의 힘겨루기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양국 간 갈등이 경제·통상 문제로도 옮겨 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도가 올해 들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잇따라 반덤핑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이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최근에는 방글라데시 다카 증권거래소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도 양국이 경쟁구도를 형성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24일 보도했다. 

중국이 최근 중·인도 국경 지역에 배치한 젠 10 전투기. 중국은 지난해 국경분쟁 지역이었던 도크람 인근 군부대에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캡처
중국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인 창사함. 지난해 중국 해군은 러시아 해군과 벌인 최초의 발트해 훈련에 창사함을 투입했다.
바이두 캡처
◆잇따른 인도 잇따라 무역구제 조치 착수...중 언론, “인도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것” 경고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 23일 논평에서 중국산 8개 제품에 대한 인도의 반덤핑 조사와 관련해 “보호무역주의를 선호해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며 “그릇된 무역구제 관행으로는 중국에 맞설 제조업 강국이 되려는 인도의 야심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는 올해 들어 잇따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최근 중국산 스틸 휠(steel wheel)에 부과 조치했던 반덤핑 관세에 대해 연장 여부 검토에 착수했다. 중국 상무부는 인도가 올해 들어서만 아트지와 아마 실 소재, 형광 물질 등 8개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인도의 조치는 그동안 오랫동안 누적된 대중국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일견 분석된다. 인도는 지난해 상반기 양국 간 무역 거래는 모두 396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데, 인도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28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인도의 무역구제 조치는 남아시아 패권을 놓고 다투는 양국 간 경쟁구도의 일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방글라데시 증권시장 영향력 놓고도 일합 겨루는 중·인도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선전 증권거래소가 지난 10일 방글라데시 다카거래소로부터 지분 25% 인수를 승인받고 현지 당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쟁자인 인도 국립증권거래소가 제시한 8200만 달러보다 많은 1억2000만 달러를 제시하고 4000만 달러의 기술 지원과 직원 훈련 등을 제안해 다카거래소 지분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섰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 다카거래소에 대해 중국 선전거래소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함에 따라 지분인수전에 뛰어든 인도는 힘겨운 전투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이처럼 방글라데시 다카거래소 지분인수에 적극적인 공세를 가하는 것은 아시아 자금 조달시장에서 경쟁국인 인도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동시에 중국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중국의 일대일로가 본격화하면서 대상국에 대한 중국의 금융 영향력이 그만큼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선전거래소는 상하이(上海) 거래소 등이 포함된 중국계 컨소시엄을 통해 2016년 파키스탄증권거래소의 지분 40%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필리핀 증권거래소에 대한 투자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낙타 기병대의 행진. 인도 낙타부대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와의 접경 지역인 ‘타르 사막’지역에서 1889년 창설된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기병 부대다. 지형적 특성상 말 대신 낙타를 타고 이동한다. 제1차, 2차 세계대전에 모두 참전한 부대로 현재도 편제가 유지되고 있다.
바이두 캡처
중·인도 국경분쟁 지역에서 순찰을 하는 인도 국경수비대 병사들.
바이두 캡처
◆“단순한 무역분쟁 아냐”...인도양 패권과 얽힌 난해한 고차 방정식 

중·인도 무역분쟁은 단순한 무역분쟁에 그치지 않는다는 관측이 많다. 인도양과 남아시아를 놓고 패권 경쟁을 벌이는 양국 간 주도권 경쟁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풀기 어려운 고차 방정식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양국은 올해 들어 상대방에게 노골적인 견제구를 날리며 기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 사태가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몰디브 정국불안을 계기로 중·인도 양국 간 긴장 상태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어서다. 중국은 인도양 지역에 11척의 군함을 파견해 인도의 개입을 견제하고 나섰고, 인도도 정부 특사와 특수부대 투입을 검토하는 등 양국 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외신들은 이미 몰디브가 인도와 중국의 대리전정터로 전락했다고 보도하면서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0일 동안 군사대치 상황이 발생했던 중·인도 국경분쟁 지역인 도카라에서도 양국은 꾸준히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중국 공군은 최근 중·인도 국경 지역 공군기지 2곳에 젠 10, 젠 11 전투기와 공격헬기 배치를 크게 늘렸다. 또 공중경보기 쿵징-500, 최신형 방공미사일 훙치 9 등도 잇따라 반입하면서 돌발상황 발생 시 제공권 장악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인도도 육군 전력을 대폭 증강시키며 비상 상황에서 즉각적인 반격과 타격이 가능하도록 대비 태세 역량을 높이고 있다. 145문의 초경량형 유탄포와 주력 T-72를 대체하는 차세대 탱크도 조속히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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