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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방남 입장 묻자… 곤혹스런 軍 "드릴 말씀 없다"

입력 : 2018-02-23 19:11:48 수정 : 2018-02-23 19: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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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주도’ 과거입장 바꿔 / 정찰총국 배후설 등도 언급 삼가 / 일각 “안타깝지만 정부 결정 존중” / 예비역들은 SNS에서 비판 이어가
군은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당 통일전선부장)의 방남(訪南)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곤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철이 천안함 공격을 주도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통일부 입장이 국방부 의견과 충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국방부 공식 문건에) 공식적으로 김영철이나 정찰총국을 언급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정찰총국 개입 가능성을 열어놨던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그렇게 추정해서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정보 판단이 잘못된 것인가’ ‘정치적 변화에 따라 입장이 바뀐 것인가’ ‘남북관계를 위해 인내하겠다는 의미인가’라며 김 부위원장 방남 입장을 묻는 말이 쏟아졌지만 최 대변인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김영철(가운데)이 지난 2007년 12월13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대표로 대표단을 이끌고 판문점의 남측 지역으로 넘어오는 모습.
국방부의 이날 태도는 정찰총국의 대남(對南)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군 당국은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당시 북한의 소행이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김 부위원장이 수장으로 있던 정찰총국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황원동 당시 국방부 정보본부장은 2010년 5월 21일 국방부에서 진행된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천안함 피격과 관련해 “북한은 2009년 초 조선노동당 대남 공작부서 등을 통합해 정찰총국으로 개편했다”며 “관련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정찰총국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서는 김 부위원장이 2010년 연평도 포격, 2015년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과 사이버 테러 등 주요 대남도발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2006년 3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장성급회담 때의 모습. 오른쪽은 당시 한민구 남측 대표.
현역 군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안타깝다”면서도 “정부가 결정을 내렸으면 따라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미의 제재 대상자를 내려보내는 것은 그만한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대표단 구성원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간섭이 되니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 군의 적이지만 남북 대화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낸 사람”이라며 “결과를 보고 평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역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천안함 피격 희생자를 추모하는 이미지를 올리고 김 부위원장 방남에 대한 정부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하며 반발하고 있다. 예비역 육군 중령인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대남도발 내용과 성격 등을 구상하는 정찰총국의 수장을 지냈던 사람을 천안함 피격과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라며 “(대남도발과 관련 없다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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