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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으로 감정·의사 표현… 얼굴 어떻게 진화해왔나

입력 : 2018-02-24 03:00:00 수정 : 2018-02-23 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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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윌킨스 지음/김수민 옮김/을유문화사/2만5000원
얼굴은 어떻게 인간을 진화시켰는가/애덤 윌킨스 지음/김수민 옮김/을유문화사/2만5000원


익숙함은 흔히 무지로 이어진다. 그리고 무지는 익숙한 존재가 가진 결함이나, 독특하고 고유한 성질을 깨닫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인간의 언어가 그렇다. 우리들 대부분은 특별한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비범한 능력인지 한순간이라도 생각해 본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얼굴에 대한 인식도 비슷한 사례다.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며 정성스럽게 가꾸고,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지만 그것의 중요성에 주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책은 “인간의 얼굴은 다른 동물과 비교해 매우 독특한 신체 특징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보다도 표정이 풍부하다”며 “이것은 사회생활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이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얼굴은 물론이고 타인의 얼굴을 인식하고, 인간의 얼굴이 보여주는 ‘흥미로움’을 감지하면서도 대부분 그 특별한 능력은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는 점을 지적한다. 얼굴의 특별한 능력이 일상의 익숙함에 묻혀 버리는 것이다.

얼굴이 가진 색다른 점을 온전히 인식하는 방법으로 책이 제시하는 것이 진화다. 5억년 전 탄생한 최초 척추동물의 얼굴에서 시작해 가장 최근 형성된 인류 조상의 얼굴로 이어지는 진화의 역사가 설명된다. 얼굴은 동물계에서 참신한 진화적 산물이었고, 그 진화는 수차례에 걸쳐 발생한 것이다.

얼굴의 진화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얼굴을 형성하는 유전자 등을 설명하는 1∼4장은 얼굴의 진화적 기원을 논의하는 서막이다. 이어지는 5장부터는 본격적인 진화의 과정을 살펴본다. 인간의 얼굴을 만드는 특성들은 5500만년 전에서 5000만년 전 사이에 등장했다. 이 시간 동안 털과 주둥이가 사라지고 이마가 생겼으며 큰 두뇌가 발생하고, 두 눈의 간격이 좁아지고 전방을 향하는 눈을 가진 얼굴이 만들어졌다.

책이 얼굴의 진화를 다루며 특히 주목하는 것이 사회적 상호작용이다. 사회성에 대한 요구가 얼굴의 진화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얼굴이 감각 본부라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 개체에 대한 정보를 얻는 출처라는 중요한 기능을 획득하면서 인류가 어떤 종보다 다채롭고 복잡한 사회를 구성하고 그것을 영위하는 존재가 되었음을 밝히는 것이다.

얼굴 진화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작업은 얼굴의 미래를 점치는 토대가 된다. 저자는 얼굴의 미래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세계화’를 꼽는다. 다양한 민족이 섞이면서 얼굴 또한 바뀔 것이고 이에 따라 아름다움에 대한 흥미로운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추측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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