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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 먹으며 버텼다…한국 쇼트트랙에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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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3 06:00:00 수정 : 2018-02-22 23: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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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슬로건처럼 ‘하나 된 열정’이었다.

‘효자 종목’이란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남·녀 쇼트트랙은 동계스포츠 저변이 약한 한국에 강팀의 이미지를 심었다. 역대 올림픽에서 나온 쇼트트랙의 금메달 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도합 56개다. 이 중 한국은 40%가 넘는 24개를 쓸어 담았다. 201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도 ‘쇼트트랙 강국’이라는 튼실한 기반 덕분이다. 이쯤 되면 쇼트트랙이 한국 동계스포츠를 짊어지고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2일 한국은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m에서 황대헌(19·부흥고)이 은메달, 임효준(22·한국체대)이 동메달을 따내며 역대 최초로 이 종목 메달 2개를 따냈다. 비록 같은 날 진행된 여자 1000m와 남자 5000m 계주에서 넘어져 노메달의 아픔을 겪었지만, 역대 올림픽 최초로 전 종목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롭게 떠오른 스타 선수도 즐비하다. 국민 여동생의 자리를 넘보는 2관왕 최민정(20·성남시청)과 ‘미스 스마일’ 김아랑(23·고양시청), 그리고 훈훈한 외모의 ‘오뚝이’ 임효준(22·한국체대)까지 이전에는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대거 스타덤에 올랐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그 뒤에는 애환이 서려있다. 선수들은 “먹으려고 버틴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쇼트트랙은 오후 훈련에만 트랙 200바퀴를 돌 만큼 혹독한 훈련이 상승 비결로 꼽힌다. 오죽하면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어색할 정도로 낯을 많이 가리는 최민정도 “체력은 모르겠지만 훈련량만큼은 내가 세계 최고”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월드컵보다 치열한 국내 선발전을 거쳐 올림픽 무대에 선 대표팀은 매일 거르지 않고 훈련에 앞장서는 ‘악바리 군단’이다.

이 때문에 야식은 일상이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 선수촌에서는 매주 화요일마다 배달음식 잔치가 열렸다. 월, 화요일 힘든 훈련이 이어지고 수요일 오전은 일정이 없어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메뉴는 특별할 것 없는 치킨, 족발, 보쌈 등이지만 바쁜 일정 속 유일하게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날이다 보니 이 순간만을 기다리는 선수가 많다. 국가대표가 아니었다면 사소하게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올림픽 시상대에서 서기 위해 이를 악물고 참아낸 셈이다.

경기 뒤 곽윤기는 “한 번 더 도전해야할 이유가 확실히 생겼다. 평창의 아쉬움이 그 마음을 굳히게끔 했다”고 밝혔다. 2020 베이징 대회에서도 하나 된 열정으로 뭉친 쇼트트랙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한다.

강릉=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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