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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방남 논란… 남북관계 개선 걸림돌 우려

입력 : 2018-02-22 18:52:56 수정 : 2018-02-22 23: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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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정책 총괄… 여론악화 가능성/ 군사 회담·이산 상봉 등 제안할 듯/ 金, 北 비핵화 얘기하지 않을땐/ 한·미간 정책 불협화음 불가피/“金 온다고 北 핵 태도 안 변해/ 제재국면 위기 탈출 의도 선명” 한·미 양국의 독자제재 대상이자 대남 도발 총책을 지낸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방남(訪南)은 우리 사회 내부와 국제사회에 상당한 파문을 일으킬 전망이다.

김 부위원장의 직책인 당 통일전선부장은 남북회담뿐만 아니라 해외교포·외국인 공작 사업, 대남심리전 및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자리다.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는 인물이 직접 남측을 찾는 만큼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방안에 대한 상당히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2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하면 청와대를 예방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초청 의사를 다시 전달할 것”이라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남북군사당국회담 개최 일정 및 남북 이산가족 상봉 및 기타 인적 교류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당 통일전선부장·원 안) 등 간부들이 지난 7일 평양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대표단과 응원단을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당 정치국 후보위원(당 제1부부장)의 만남이 불발된 이후 이뤄지는 이번 방남은 향후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개선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직 통일부 고위 관료는 “올림픽 이후 남북대화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북한도 이제는 서로 해야 하는 얘기를 다 꺼내놓고 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 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메시지도 내놓을지다. 남북관계가 북핵 문제와 분리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부위원장 방남 시 남북관계 개선 사안만 논의되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얘기는 빠진다면 한·미 간 대북정책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불가피하고 북·미 대화 재개도 더욱더 어두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직 외교·안보 고위 관료는 “김영철이 온다고 해서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자신들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 위기를 탈출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고 봤다.

신원식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김영철 방남도 그렇고 정부가 계속 구차하게 미국에 협조와 양해를 구해야 하는 일을 (북한이) 만들고 있다”며 “비핵화와 무관한 섣부른 남북대화는 결과적으로 미국 내 대북 대화파보다 군사적 옵션 사용을 주장하는 쪽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미의 독자 제재 대상인 김 부위원장의 방남은 대북(對北) 국제사회에 독자제재가 무력화하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한국 정부 스스로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도록 북한이 우리 정부를 이용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한 제재 무력화 시도의 연장 선상인데 비핵화에 대한 북한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북에서 누가 오든 현재 국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천안함 사건의 배후로 알려진 인물이어서 우리 정부에 부담스러운 인사다. 정부 당국자는 “대남 도발 주범이라는 딱지가 붙은 김영철의 이미지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을 이야기하기에 우리 내부적으로 우호적 여론 환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점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정부가 북한에 이왕이면 다른 사람으로 바꿔 달라, 이 정도 말을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한국을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천안함 기념관을 찾은 이후 이뤄지는 김 부위원장의 방남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방카 방한에 맞춰 김영철을 보내는 것은 북·미대화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카드”라고 지적했다.

김민서·박수찬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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