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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아리아리] 난데없는 개고기 논란…존중도 스포츠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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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2 16:42:15 수정 : 2018-02-22 16: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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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강원도 강릉 라카이샌드파인 리조트에서 예론 비흐 네덜란드 선수단장이 고개를 숙였다. 전날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동메달을 딴 네덜란드 팀의 얀 블록하위선(29)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느닷없이 “이 나라에선 개들을 잘 대해 달라(Please 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고 말한 뒤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의식한 발언이다. 이에 비슷한 일로 홍역을 치른 프랑스의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83)를 빗대 ‘제2의 브리지트 사태’라는 말까지 나온다.

더욱 기가 막힌 건 당사자 블록하위선의 태도다. 그는 이날 개인 일정을 이유로 기자회견장에 나오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SNS 계정에 3줄짜리 사과문을 올렸는데 ‘한국 국민에게 사과한다. 모욕을 줄 의도는 없었다. 나는 동물 애호가다’라고 형식적인 글만 써 놨다. 그런데 자칭 ‘동물 애호가’라는 그가 친구와 함께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사진이 퍼지면서 이율배반적인 태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기자회견장에서 홀로 뭇매를 맞으며 사과를 거듭하는 비흐 단장에게 “블록하위선은 동물애호가라면서 채식주의자는 아닌 것이냐”고 묻자 우물쭈물하던 그는 “잘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문제는 한국 고유의 식문화를 트집 잡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네덜란드 대표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국민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수차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0일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임효준(22)에 이어 은메달을 딴 싱키 크네흐트(29)는 시상식에서 자신의 옆에 선 임효준에게 손가락 욕을 한 것 같은 장면이 포착돼 물의를 빚었다. 또 빙속 대표팀은 21일 하이네켄 하우스에서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에게 받은 상패를 객석으로 던져 한국인 2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나왔다. 부상은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수들을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하러 온 관중 입장에선 불쾌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스케이트 강국인 네덜란드는 빙속에서만 6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순항 중이다. 실력은 검증됐지만 올림픽의 기본 정신인 ‘존중’은 실종된 셈이다. 지난 18일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은메달을 딴 이상화(29·스포츠토토)는 우승자 고다이라 나오(32)와 진하게 포옹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스포츠에서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전 세계가 지켜봤다. 네덜란드 대표팀이 한국 문화를 두고 편견을 계속 표출한다면 스스로가 올림픽 대표의 자격을 저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강릉=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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