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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로 구성된 ‘드림팀’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망신을 당했다. 미국 농구대표팀은 예선전부터 리투아니아 등에 흠씬 두들겨 맞았다. 드림팀이 아니라 ‘드럼팀’이란 조롱을 받았다. 준결승전에선 아르헨티나에 져 결승에도 나가지 못했다. 5승3패라는 역대 최악의 전적으로 겨우 동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이다. 농구 종주국을 자부하는 미국엔 충격이었다. 팀 던컨, 엘런 아이버슨, 르브론 제임스 등 쟁쟁한 선수들로 꾸려진 ‘4대 드림팀’이 치욕을 당했으니 그럴 만했다. 드림팀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이후 22승 무패 기록을 이어왔다.

당시 미국 언론은 팀워크를 무시한 과도한 개인 플레이와 자만심을 드림팀의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최고 선수들로 구성된 팀은 팀플레이를 소홀히 하기 십상이다. 스타성이 강한 선수들이 개인기를 발휘하려는 유혹에 빠져 일을 그르치기 쉬운 것이다. 드림팀은 손발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팀이 급조되는 까닭이다. 몇년 동안 한솥밥을 먹는 아르헨티나나 유럽 국가대표팀에 팀워크가 뒤질 수밖에 없다.

여자 쇼트트랙 한국대표팀이 그제 평창동계올림픽 3000m 계주 결승전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종목에서 두 대회 연속, 역대 여섯 번째로 금메달을 따는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세계 최강임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김아랑, 심석희, 최민정, 김예진, 이유빈 선수에게 모든 국민은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이들의 우승이 더욱 값진 건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팀워크로 이뤄낸 것이어서다. 결승전에서 터치 타이밍을 놓쳐 예정보다 1바퀴를 더 돈 김아랑은 넘어지면서도 김예진을 힘껏 밀었다. 그는 1500m 결승에서 4위를 하고도 우승한 최민정을 안아주며 격려했다. 500m와 1500m 예선에서 탈락한 심석희가 휴식일에 훈련을 자청한 것도 팀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김예진은 “언니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혼자서도 밀어주기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전력만 강하다고 드림팀이 되는 건 아니다.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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