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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두 얼굴의 중국, 여전히 연구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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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1 23:41:15 수정 : 2018-02-21 23: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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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공안’과 ‘황당한 기사’… 진짜 중국인 궁금 지난해 2월24일에 중국 베이징 특파원으로 부임했다. 1년이 됐다. 중국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외교통상부를 출입하면서다. 중국을 담당하는 동북아국 외교관들을 만나고 특파원 출신 기자들과 접촉하면서 중국을 다르게 보게 됐다. 중국어 공부도 그때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특파원으로 부임했다. 베이징에서의 1년은 그동안 책을 통해서 보던 중국과는 많이 다른 경험이었다. 여행과 출장을 통한 단편적인 경험과도 달랐다. “중국을 아느냐”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모르겠다”는 답을 할 수밖에 없다.

지난 40년간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함께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가 지금 중국을 휩쓸고 있다. 사회 모든 분야가 놀랍도록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혁명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길거리 걸인이 QR코드로 적선을 받고, 모바일로 결제하는 곳이 중국이다. 우리 옆에 있고 역사, 문화적으로도 공통점이 많아서 중국을 잘 안다고 여기지만 실상 우리는 중국을 잘 모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이끄는 ‘중국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선양으로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다. 비행기는 베이징 서우두공항 2번 터미널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착각해 3번 터미널로 갔다. 출발시간이 한 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아 크게 당황했다. 다행히 공항에 있던 공안이 자기 차량으로 2번 터미널로 나를 데려다줬다. 자칫 했으면 비행기를 놓칠 뻔한 상황이었지만 ‘친절한 공안’의 도움으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한 지인의 경험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절정에 달하던 지난해 여름, 한국인으로서 거리를 걸어다닐 때 중국인의 따가운 눈총에 뒷머리가 당길 정도로 한·중 간 국민감정이 좋지 않았다. 주중 한국대사관과 총영사관도 교민들과 주재원들에게 가급적 늦은 시간 술자리는 피하라는 권고를 내렸을 정도다. 어느 날 몇몇 지인의 저녁식사 자리에 나갔다. 한 참석자가 30여분 늦게 도착해서 자기가 겪은 황당한 사연을 들려줬다. 택시를 타고 오다가 기사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한국인은 태우지 않는다며 바로 내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친절한 공안’과 ‘황당한 택시기사’, 같은 중국인이지만 다른 모습에 ‘진짜 중국인’이 궁금할 뿐이다. 13억명 가운데 2명을 경험하고 이를 일반화시킨다고 말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친절한 경찰도 자기 차로 그렇게 데려다주기는 쉽지 않고, 또 아무리 불친절한 기사도 주행 중에 승객에게 내리라고 하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점이다. 

이우승 베이징 특파원
미국 언론인 에드거 스노의 책 ‘중국의 붉은 별’에는 1930년대 당시 대장정을 마치고 중국의 서쪽 끝에 자리 잡은 홍군(紅軍)의 생활상이 자세하게 나온다. 스노는 홍군을 직접 만나기 전까지 그들이 점령지 농민에 대한 약탈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 그러나 4개월 동안 홍구(紅區)에 머물며 직접 본 홍군의 삶은 매우 청교도적이었다고 기록했다. 약탈이나 폭력, 강간은 고사하고 심지어 술이나 담배도 거의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책에서 “홍군은 농부와 노동자의 아내와 딸들을 경의를 갖고 대했고 농민들도 그들의 도덕성을 훌륭하게 평가했다”고 썼다.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중국을 국빈방문했다. 당시 수행기자가 안전요원들에게 폭행당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청교도와 같은 삶을 살면서 혁명에 모든 것을 바친 홍군과 기자를 폭행한 안전요원들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이래서 중국은 어렵다. 여전히 연구대상이다.

이우승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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