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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1월 1일을 맞이할 때는 새해가 왔다는 기분이 들지 않다가 설 명절을 지내고 나서야 ‘이제 새해가 시작이 됐구나’ 하고 실감하게 된다.

올해는 무술년 황금 개띠 해다. 일본은 띠의 동물만으로 새해를 말하지만 한국에서는 그것에 시간과 공간을 나타내는 십간과 연, 월, 일, 방위 등을 나타내는 십이지를 합친 60주기로 따지기 때문에 그해는 60년에 한 번밖에 오지 않는 한평생에서도 소중한 해가 된다.

올해의 띠인 개는 원래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며, 집을 잘 지키고 옛날부터 인간들의 생활 속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던 동물이다. 그런데 너무나 가까운 존재라서 그런지 주변에서 욕설로 사용하거나 쓸데없는 것으로 다뤄질 때도 많다. 내가 서울에서 처음 본 개는 사람을 무서워해 사람이 나타나면 바로 도망가는 바싹 마른 개였다. 사람이 개를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개가 사람을 무서워하는 모습이었다.

이번에 성묘를 갔는데 목줄이 없는 개가 우리에게 계속 짖어댔다. 나는 무서웠는데 남편이 막대기를 가지고 겁을 주니 개는 도망갔다. 이후 다시 와서 짖어대기에 또 겁을 주면 도망가는 개를 불안한 마음으로 보면서 산에 올라갔다. 남편은 ‘개는 겁이 많으니까 이렇게 하면 괜찮아’라며 개에게 계속 겁을 주는 것이었다. 성묘를 마치고 산에서 내려갈 때에도 계속 짖어대는데 그 뒤에는 꼬리를 흔드는 귀여운 강아지가 네 마리나 있었다.

개의 입장에서는 고라니나 멧돼지로부터 산을 지키라고 하는 주인의 말을 잘 지키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새끼강아지를 지키기 위해 짖어댔는지도 모른다. 요즘 애완동물 붐을 보면 가족처럼 소중하게 개를 키우는 사람이 많아졌다. 올해가 황금 개띠라는 것은 개의 입장에서 황금시대를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올해가 특별한 이유 중에 또 한 가지는 설 전후에 평창올림픽이 있어서 더욱 특별한 것 같다. 나는 개막식을 일본의 친정집에서 보았지만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언어도 문화도 다르지만 예술이나 운동은 그러한 벽을 쉽게 넘어서 하나가 되는 것을 보여 주었다. 

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선수들은 최대한 높은 기술과 강한 정신력으로 자신의 몸을 완전히 통일시켜 경기에 임한다. 나는 그러한 인간도, 세계도 하나가 돼 완벽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태극기라고 생각한다. 보통 국기라고 하면 단순한 마크의 심플한 의미가 있는 것이 많다. 그런데 흰색 바탕에 태극과 4개의 괘로 이뤄져 있는 태극기의 뜻은 깊다. 바탕의 흰색은 밝음, 순수함, 결백, 평화를 나타내고, 중앙의 원은 양과 음을 상징하는 우주를 나타내는데 빨간색과 파란색은 서로 껴안아주는 모습같이 보인다. 그것은 태양과 달, 남과 여, 선과 악, 적극과 소극 같은 정반대로 된 요소를 대립으로 보지 않고 서로 안아주고 보완하고 있다. 4개의 괘는 동서남북, 부모형제 등 조화된 우주 만물의 환경을 나타내고 있다.

태극기는 지금 세상이 가장 원하고 있는 평화를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태극기를 가진 한국에서 행하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라는 이념으로 하나가 되었으면 한다.

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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