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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애 반 호기심 반' 사라지니…北 응원단 인기 '시들'

입력 : 2018-02-19 19:10:02 수정 : 2018-02-19 20: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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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 짜맞춘 율동에 반응 무덤덤 / 최근 문화 못따라가고 따로 놀아 / 北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 영향도 “잘 봐줘야 70년대 트로트 가수 같은데….”

폐막(25일)까지 일주일 정도가 남았지만 평창올림픽의 ‘흥행카드’로 기대를 모았던 북한응원단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세 차례 남한을 찾을 때마다 인터넷에 팬카페가 등장하고,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될 정도로 호응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은 시큰둥하다 할 정도다. 북에서 내려온 ‘미녀응원단’을 보는 우리의 시선이 예전과 완연히 달라진 것일까.

평창동계올림픽 북한응원단이 19일 숙소인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취재진과 방문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인제=연합뉴스
우선 평창의 경기장에서 ‘따로 노는’ 북한응원단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시민이 적지 않다. 경기장에서 틀어주는 흥겨운 음악에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대다수 관중이 흥겹게 반응하는 것과 달리 북한응원단은 ‘고향의 봄’ 등 경기장 분위기와 동떨어진 노래를 부르며 짜맞춘 집단율동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응원하는 팀의 승패와 관계없이 경기와 응원을 즐기는 문화가 일반적인데도 남북한 선수의 경기가 끝나면 바로 자리를 뜨거나, 경기장만 나서면 입을 굳게 다무는 경직된 모습에 뜨악해하는 반응도 많다.

그래도 예전 같으면 ‘같은 민족의 색다른 면모’ 정도로 이해할 만했다. 응원단 방남 횟수가 쌓이면서 ‘동포애 반, 호기심 반’이던 관심이 사라진 채 이질성만 재확인하는 모습이다. 박모(40·여)씨는 “TV에 비친 북한응원단을 보면 매번 (고립된) 섬처럼 느껴졌다”며 “한 민족이라는 생각보다 ‘저렇게들 사는구나’ 싶어 답답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직전 북한 관련 이슈에 부정적인 것이 많았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 모드로 돌변한 결과가 응원단과 예술단 파견,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이다 보니 첫인상부터가 좋을 리 없었다는 분석이다. 단일팀 구성으로 기존 남한 대표 선수들이 애꿎은 희생양이 돼 불공정성 논란까지 일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남북관계가 해빙된 2000년대 초반과 달리 요즘 젊은이들이 북한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다는 점이 이전과 같은 흥행을 거두지 못한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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