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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역사] (2월19∼25일)‘유황도의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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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18 20:09:48 수정 : 2018-02-18 20: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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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인 1945년 2월19일 시작된 미군의 이오지마(硫黃島) 상륙작전은 태평양전쟁에서 최초의 ‘전쟁다운’ 싸움이라고 할 수 있었다.

‘태평양전쟁’이라는 말이 그렇듯 양측은 바다에서 싸우다 보니 공군과 해군의 전투로 시종한 느낌이었다.

그래선지 이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도 많다. 그중 ‘유황도의 영웅’은 이오지마의 스리바치산 정상에 미 해병들이 성조기를 세우는 그 유명한 사진과 관련된 것이다.

그 사진은 총탄이 빗발치는 분위기이지만 실은 그곳에 이미 성조기가 세워져 있었다. 그것을 더 큰 기로 바꿔 세울 때 AP통신기자 조 로즌솔이 연출한 결과가 그 사진이었다. 사진이 신문에 보도되자 미국은 물론 세계가 열광했다. 미 국방당국은 사진이 나온 경위를 알고 있었으나 당시 전시국채를 팔기 위해 그 ‘작업병’들을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유황도의 영웅’은 병사 가운데 인디언 출신인 아이라 헤이즈의 자괴감과 그로 인한 비극적 생애를 그린 것이다.

이처럼 영웅이 태어나는 데는 ‘영웅 됨’ 못지않게 타이밍 등 조건이 결정적임은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다.

박종철과 이한열 이전에도 수많은 ‘열사’가 있었으나 대부분은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다. 박종철 사건 바로 전 해인 1986년 5월20일 서울대 학생회관 4층에서 이동수(원예학과 83학번)가 몸에 불을 붙인 채 떨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그 극적인 순간을 한국일보 사진기자 권주훈이 잡았으나 사진은 외신으로 먼저 보도된 뒤에야 국내서 보도됐다. 연출된 이오지마의 성조기를 찍은 로즌솔이 ‘영웅 사진기자’로 각광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 모든 정경은 ‘유황도의 영웅’에서 헤이즈가 “유황도의 진짜 영웅들은 그 앞바다에서 다 죽었다”고 한 대사를 떠올리게 한다.

양평(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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