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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일상의 공포'로 자리한 미세먼지, 근본 해결책은 오리무중

입력 : 2018-02-18 05:00:00 수정 : 2018-02-16 12: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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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의해 뿌옇게 흐려진 하늘을 마주치는 일이 이젠 일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미세먼지는 우리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외출을 삼가고, 가급적 실내에서 일과 여가활동을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주변에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건강에 대한 우려도 상당히 커진 모습입니다.

이렇게 우리네 일상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시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한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다양한 정책적 논의를 촉발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물론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미세먼지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막대한 세금을 낭비하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이 있는 정책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미세먼지가 이제 ‘일상의 공포’로 자리 잡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시민 10명 중 9명은 "이젠 미세먼지 공포가 일상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아직 국내엔 이렇다 할 미세먼지 정책이 없는 실정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및 마스크 사용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93.8%)이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소식을 인지하고 있을 만큼 사회전반적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먼지 관련 뉴스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3.2%가 평소 미세먼지에 대한 소식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이런 모습은 2017년(83.7%)과 비슷했다.

실제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것을 몸으로 직접 체감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았다. 절반 이상(53.9%)이 최근 미세먼지가 ‘정말 많다’는 것을 느낀다고 응답한 것으로, 특히 여성(남성 48%, 여성 59.8%)과 30대가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보다 크게 느끼는 모습이었다. 지방 지역(43.6%)보다는 서울(59.3%) 및 인천·경기(60%)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정말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훨씬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 미세먼지가 많다는 것을 ‘어느 정도’ 느낀다는 응답(36.3%)까지 포함하면, 거의 대부분(90.2%)이 미세먼지로 인한 폐해를 일상생활에서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식은 작년(17년 91.6%→18년 90.2%)과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반면 미세먼지가 많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7.5%), 전혀 느끼지 못한다(0.9%)는 응답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상생활이나 외출 시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많이 취하는 행동은 손을 자주 씻고(72.7%, 중복응답), 물을 자주 섭취하는(60.4%) 것이었다. 외출과 나들이를 자제하고(52.5%), 일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44.1%)도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그밖에 청소와 빨래를 자주하고(21.3%), 고사양 마스크를 구입하며(20.9%), 적절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면서(20.5%)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향후 대기오염 및 미세먼지가 악화될 경우에도 대처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세먼지가 더욱 악화될 경우 손을 자주 씻겠다(61.2%, 중복응답)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외출과 나들이를 자제하고(57.4%), 물을 자주 섭취하며(53.6%), 고사양 마스크를 구입할 것(52%)이라는 응답이 주를 이룬 것이다.

◆85.8% "미세먼지 공포, 이젠 일상이 된 것 같다"

미세먼지와 관련된 전반적인 인식을 조금 더 들여다본 결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미세먼지 문제는 이미 하나의 ‘공포’로 자리잡은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5.8%가 미세먼지 공포가 이제는 일상이 된 것 같다는데 공감한 것이다. 이런 인식은 작년 같은 조사(87.4%)와 비슷한 수준으로, 미세먼지의 공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94.4%)이 마스크를 쓴 시민의 모습을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최근 심각해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반면 마스크를 쓰거나 미세먼지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보면 유난스럽다는 생각이 든다는 시각(10.5%)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미세먼지를 수도권만의 문제(6.6%)라고 국한시켜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드물 만큼, 미세먼지 문제는 오늘날 한국사회 전체가 마주한 중요한 현안으로 볼 수 있다.

10명 중 8명(79.6%)이 아직은 국내에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한 이렇다 할 정책이 없는 편이라고 바라볼 정도로 국가적인 차원의 대응 시스템은 잘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었다. 다만 작년 조사에 비해서는 미세먼지 관련 정책이 없다는 인식(17년 86.4%→18년 79.6%)이 줄어든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환경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는 거의 대부분(92.3%)이 공감했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걱정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전체 85%가 요즘 따라 미세먼지와 관련한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는데, 그 중에서도 여성(87.8%)과 30대(88%)가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를 많이 내비쳤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94.6%)이 미세먼지가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이라고 밝힐 만큼 건강에 대한 염려가 두드러졌다.

미세먼지에 의해 여러 가지 활동들도 제약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4.9%가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가급적 여가활동은 실내에서 하는 편이라고 밝혔으며, 실내 환기를 못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73.6%에 이르렀다. 작년에 비해 가급적 여가활동을 실내에서 하는 사람들(17년 73%→18년 74.9%)과 실내 환기를 잘 시키지 못하는 사람들(17년 69.4%→18년 73.6%)이 더욱 많아진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10명 중 7명은 모임이나 미팅은 가급적 이동시간을 줄이거나 실내에서 하려고 하며(70.8%), 바깥 취미활동의 비중이 감소한 편이라고(69.5%) 밝히기도 했다.

◆10명 중 7명 "대중교통 무료 정책으로 미세먼지 근본적으로 줄일 수 없다"

최근 서울시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정책의 일환으로 ‘대중교통 무료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대체로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해당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선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선 전체 10명 중 7명이 대중교통 무료정책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지고(69.5%), 이번 계기로 환경개선을 위한 예산안 등의 확보가 가능해질 수 있다(68.7%)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수준일 때 발동되는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정책이 이슈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미세먼지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그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여론의 조성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거주자 및 진보성향 응답자들이 대중교통 무료정책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이를 계기로 환경개선을 위한 예산안 등의 확보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내비쳤다. 시민들이 겪는 불편함을 덜어주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을 알 수 있는 정책이며(61.1%),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 보기 좋았다(61%)는데도 10명 중 6명이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대중교통 무료 정책의 취지와 그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번 정책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90.7%)이 대중교통 무료 정책보다는 좀 더 효과적인 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본 것이다. 전체 응답자의 72.6%가 대중교통 무료 정책으로 대중교통의 이용이 늘어나도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없다는 생각을 내비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정책이 미세먼지 저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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