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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와 만납시다] '파라과이→평창'…자원봉사자가 된 한국어 선생님 ②

입력 : 2018-02-17 08:00:00 수정 : 2018-02-15 17: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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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특이한 걸 잘 알기에 “너답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1988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라 제 생에 다시 못 올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응원해주셔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박장원(38)입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 종합안내소에서 세계 각국 미디어를 응대하는 자원봉사자입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년 조금 넘게 남미 파라과이에서 살다 왔습니다.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 자격으로 파라과이의 한 대학교에서 한국어 선생님 생활을 했습니다. 중남미 최초이자 유일하게 한국어 교육학과가 있는 학교입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사범대와 비슷합니다.

 

사진=박장원씨 제공.


스카이프(Skype) 화상면접을 포함한 전형을 거쳐 자원봉사자가 됐습니다. 요청을 받아 지난 1월8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생활 중인데요. 봉사하시는 분 중 오래된 쪽에 속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어 선생님 임무를 마치고 남미일주 후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갑작스레 어머니께서 몸이 편찮으시다는 말을 듣고는 한국행을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7월말 한국에 들어와 어머니 병간호를 이어왔는데요. 다행히 어머니 수술이 잘 끝났고 당분간 지켜봐야겠지만 경과도 좋은 편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봉사활동 중입니다.

최근 부모님께서 평창에 다녀가셨습니다. 아들이 타지 생활하니 마음이 놓이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강릉, 속초 여행도 하고 함께 회도 먹었습니다. 숙소는 좋은지 밥은 잘 나오는지 춥지는 않은지 여러 가지를 물어보셨는데, 나이가 많아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제가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으셨던 듯합니다.

저는 패럴림픽 때도 평창에 남습니다. 올림픽 폐막 후, 일주일 정도 휴식시간이 주어지는데 그때 서울에 계신 부모님을 뵙고 오려고 합니다.

대학원 때도 NGO 관련 논문을 쓰는 등 20대 후반부터 봉사나 기부에 많은 뜻을 두고 생활해왔습니다. 관심도 많고요. 세계적 행사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자원봉사자를 신청했습니다.

 
사진=박장원씨 제공.


가까이서 올림픽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는 게 참 재밌습니다.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자원봉사도 신청할 생각입니다. 일본어와 중국어 공부를 더욱 많이 해야겠죠?

생활 기반 질문을 많이 받는데, 솔직히 불만은 없습니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수송 문제를 들 수 있는데요. 초기에 셔틀버스가 제때 오지 않아서 1시간 동안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구조적 한계와 올림픽 대회 도중 예측 불가능의 문제 등이 얽히면서 생긴 일 같습니다. 그 외에는 특별한 문제는 없던 것 같네요.

저희는 매달 숙소가 바뀝니다. 지난달에는 강릉의 관동대 기숙사에서 지냈고, 지금은 속초의 콘도에서 생활 중입니다. 3월에도 다른 곳으로 옮길 거 같아요. 매번 들어오는 인원이 바뀌다 보니 숙소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1월에는 3명이 같은 방을 썼고, 지금은 4명이 함께 생활 중입니다.

일부 매체는 저희 자원봉사자만 열악한 생활 하는 걸로 보도했는데, 저희뿐만 아니라 단기 인력자원도 근무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냅니다. 자원봉사자만 차별받았다면 당연히 화가 났겠죠. 과장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박장원씨 제공.


일주일에 휴무가 2일 주어집니다. 대부분 숙소서 지내는데, 일부는 고향에도 다녀온다더군요. 같은 봉사자끼리도 근무 시간이 나뉘고, 서로 쉬는 날이 맞지 않으니 함께 어울리기가 쉽지 않은 게 조금 아쉽습니다.

친절하고 누구에게나 밝게 대한 자원봉사자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교과서적일 수도 있지만 인기 있는 종목에만 관중이 몰리는데, 여력이 되신다면 다른 종목도 보시고 새로운 재미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패럴림픽에도 관심을 보내주시면 의미가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여기서 나이가 많은 편이라 저를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앞으로 더 편하게 대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기사는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박장원씨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1인칭 시점에서 재구성되었습니다. 협조해주신 박장원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평창=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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