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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산재 노동자 눈물, 누가 닦아줄까?

입력 : 2018-02-17 05:00:00 수정 : 2018-02-15 17: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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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만에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산재 발생 원청사업주, 하청만큼 강하게 처벌
우리나라에선 연평균 2400여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습니다. 한 통계자료를 보면 15년동안(2001∼2015년) 산재 노동자가 26만명을 넘었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무려 3만6000명에 달했습니다. 산재 사망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 수준입니다.

이에 고용당국은 최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산재는 대부분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해 발생합니다. 특히 사업주의 안전불감증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번에 정부가 사업주 처벌을 대폭 강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처벌 강화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며 사업주와 근로자가 스스로 안전을 생활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산안법 개정안에는 고객의 폭언이나 폭행 등에 시달리는 콜센터 상담원 등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주의 업무 일시중단, 업무전환 조치를 의무화했습니다. 정부는 감정노동자의 업무 일시중단권 행사시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자리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서비스업 종사자라는 특성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권리 행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면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근로자 사망사고시 하청뿐만 아니라 원청사업주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다.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법률안'을 이번달 9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1990년 이후 28년만에 이뤄지는 전부개정으로 올해 상반기 국회에 제출, 국회 의결 및 하위 법령 개정 등을 거쳐 내년 말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정안은 정부가 내세운 2020년까지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를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목표에 맞춰 산재 예방 관련 제도 개선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근로자 사망사고, 원청사업주도 강하게 처벌

우선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하청 사업주뿐만 아니라 원청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현행법상으로는 근로자가 사망하면 하청 사업주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졌지만, 원청 사업주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그친다.

개정안에서는 근로자 사망시 원청·하청 사업주 모두 1년 이상~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 동일하게 책임을 묻고, 징역형에 하한선을 도입하는 등 처벌을 강화했다. 원청 법인일 땐 현행 1억원 이하 벌금형에서 10억원 이하 벌금형으로 상향했다.

근로자가 사망하지 않아도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했을 땐 원청·하청 사업주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던 현행법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강화했다.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골프장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중 종속성이 강한 일부 직종에 대해서는 사업주의 안전보건교육 의무를 부여하고, 안전·보건조치를 마련하도록 했다.

◆콜센터 근로자, 고객 폭언시 일시적으로 업무 중단 요구 可

사업주는 근로자가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할 경우엔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대피한 근로자에 대해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콜센터 등 고객응대 근로자는 고객의 폭언 등으로 건강장해가 발생하거나 발생이 우려되면,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전환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당한 업무중단 요구를 거부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근로자의 필요한 조치 요구에 대해 해고 등 불이익 처분을 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원청에 대해서는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해 수은·납·카드뮴 제련 등 고(高)유해·위험 작업은 도급 자체를 금지하고 위반시 10억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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