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가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
선거를 앞두고 당 간판을 갈아치우는 것은 한국 정치의 고질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각각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급조된 정당에 불과하다. 국민의당은 창당 2년여만에, 바른정당은 1년여만에 간판을 내린 셈이다.
정당의 잦은 명멸, 당명의 빈번한 교체만큼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사례도 없다. 인물과 정책은 변한 게 없는데,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을 하며 간판만 바꾸는 이벤트로 전락한 게 한국정치의 신당 창당이고, 당명 개정이다.
1945년 8·15 광복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500여개의 정당이 명멸했고, 정당의 평균 수명은 3년 남짓하다고 한다. 바른정당 같이 창당 1년만에 사라져간 정당도 셀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10여년만 존속하면 ‘장수(長壽) 정당’의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게 한국정치의 현실이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당대표(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째)가 6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민평당 창당기념식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이번에 창당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과거 어느 정당보다도 여러 면에서 취약해 보인다. 공고한 지역기반을 갖추지 못 했고, 뛰어난 대중성을 보유한 정치인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질적 세력의 결합인 바른미래당은 정강 정책을 놓고도 한목소리를 내지 못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이라는 두 거대 정당 사이에서 입지를 다져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올 6월 지방선거를 치르면 21대 총선이 2년도 남지 않게 된다. 그 사이에 또 어떤 정당이 사라지고 어떤 정당이 새로 등장할까.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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