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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직장 괴롭힘' 얼마나 겪어보셨습니까?

입력 : 2018-02-12 18:59:30 수정 : 2018-02-12 22: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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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73% "1번 이상 경험"…'직장 괴롭힘' 도 넘었다 / 인권위 실태조사 결과/10명 중 1명 “거의 매일 피해”/60% “특별한 대처 없이 넘겨”/일부는 자살시도 … 대책 시급
박정민(29·가명)씨는 지난해 사표를 낸 회사만 떠올리면 울화가 치민다. 다들 부러워하는 대기업이었지만 10년차 ‘사수’의 상습적인 인격모독을 버티기 어려웠다. 100여명이 함께 쓰는 사무실에서 업무와 무관하게 “넌 재미가 없다”는 식의 신변잡기적인 지적과 함께 욕설을 하는가 하면 얼굴에 서류뭉치를 던지기도 했다. 박씨는 “조심스레 ‘힘들다’고 말해 봤지만 돌아오는 건 욕설과 타박뿐이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피해자는 호소할 곳이 마땅치 않아 속앓이만 하는 현실이다. 지속적인 괴롭힘에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김정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연구교수에게 의뢰한 ‘우리 사회 직장 내 괴롭힘 실태’(만 20∼64세 임금근로자 1506명 대상)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1번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직장인은 73.4%나 됐다. 피해 빈도는 ‘월 1회 정도’(21.4%), ‘주 1회 정도’(13.2%)의 순으로 많았고, ‘거의 매일’이라는 대답도 12%에 달했다. 거의 매일이라는 답한 피해자들은 자살을 생각(33.3%)하거나 실제 시도(10.6%)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괴롭힘의 유형은 ‘업무능력 또는 성과에 대한 부당한 평가’(43.9%), ‘과도한 업무 분배’(37.6%), ‘출·퇴근 전후 또는 휴일 업무 지시’(37.1%), ‘업무 관련 사소한 트집’(36.6%) 등이었다.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피해자의 60.3%는 ‘특별히 대처한 적이 없다’고 응답해 문제 제기(26.4%)를 하거나 공식적인 조치 요청(12.0%)을 한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대처해 봐야 개선될 것 같지 않다’(43.8%), ‘직장 내 관계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29.3%), ‘고용상 불이익을 우려해서’(17.0%)라는 이유였다.

인권위 관계자는 “오는 13일 국회에서 직장갑질119 등 시민단체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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