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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에 고향 가지 않는 중국인들… "연휴 뒤에 다른 사람이 일하고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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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12 17:13:12 수정 : 2018-02-12 17: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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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연인원 30억명이 이동하는 중국 설연휴 특별수송 기간(2월 1일∼3월 12)인 춘윈(春運)에도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그들이 사는 대도시에 그대로 머물며 일을 선택한 중국인들의 삶을 보도했다. SCMP는 상하이에 있는 이주노동자 3명을 인터뷰하고 이들이 고향에 돌아가지 않기로 한 이유와 인민대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구조가 정착되는 배경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왕쥔치앙(40) 중국 최고 경제도시 상하이의 번화가인 쉬자후이(徐家匯) 지역에서 음식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다. 올해로 40세가 된 왕은 상하이에서만 10년 넘게 일을 해왔는데, 처음에는 식당종업원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부터 음식 배달 앱 서비스 업체인 메이퇀(美团)의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다. 
왕은 이번 설 연휴에는 고향으로 가지 않고 일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는 설 연휴에 일을 하면 회사에서 세 배의 보수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왕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1000 위안(한화 17만원)의 보수를 약속했다. 고향에 갔다가 연휴가 끝나기 전에 돌아오거나 연휴 기간이 시작된 뒤 늦게 출발할 경우에도 700위안을 보너스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SCMP는 왕은 올해 설 연휴 기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도시에 머물기로 한 수백만 명의 노동자 가운데 한 명이라며 고향과 멀리 떨어져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차라리 도시에서 그대로 머물기를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과거 춘윈 기간 중국의 한 도시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귀성객 모습. 바이두 캡처
상하이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51세의 루 샤오메이도 왕처럼 고향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도시에 머무는 것을 선호하는 노동자다. 중국 남서부 충칭에서 온 루는 상하이에 온 이후 15년 동안 한 번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상하이 장안지역 거주공간에 청소부 일을 하고 있다. 루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정말로 이곳에서 일을 하는 것이 좋다”며 “이 기간에 누군가는 일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연휴 기간 일을 한다고 해서, 인센티브를 더 받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고향에 가지 않은 이유로 첫째 귀성 열차표를 구하기 어렵고, 둘째 상하이 가까이 고향이 있는 사람들이 신청했기 때문에 나처럼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은 신청하기 어렵다”고 했다.

미용실 헤어드레서로 일하는 매기 루도 올해 고향에 가지 않기로 했다. 28세인 그녀는 설 연휴와 같은 휴일이 가장 바쁜 시기라고 했다. 특히 설 연휴에는 고향에 가려고 사람들이 모두 머리를 하러 오기 때문에 이번 달이 가장 바쁜 시기라는 것이다. 매기는 6개월 전에 신장 지역 우루무치 지역에서 상하이로 이주해왔다. 그녀는 한가할 때 다시 고향을 찾을 계획이다. 매기는 “고향에 있을 때보다 두배 수입이 좋다”며 “내가 열심히 일할수록 보수도 그만큼 많아진다”고 말했다.

농촌발전과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연구한 인민대 정펑티엔 교수는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일을 선택하는 노동자들이 많다”며 “대도시에 있는 어떤 직업도 계속적인 안정성과 관련이 깊은 데, 당신이 만약 조그만 구멍가게를 한다고 해도, 긴 기간 연휴 명절을 보내고 오면 다른 낯선 사람이 당신이 하던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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