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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김여정 ‘매력 공세’에 미국판 ‘남·남갈등’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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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12 16:55:01 수정 : 2018-02-12 1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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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한국 방문 이후 미국 사회에서 그의 ‘매력 공세’를 놓고 분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CNN방송, 워싱턴 포스트(WP) 등 진보 성향의 언론 매체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일부 보수 매체가 김여정의 한국 방문 활동을 전하면서 ‘셀렙’(celeb) 대우를 하자 폭스 뉴스, 위클리 스탠더드 등 보수 언론 매체가 11일(현지시간) ‘망신살이 뻗쳤다’고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김 부부장의 한국 데뷔 이후 미국판 ‘남·남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폭스 뉴스의 반격

폭스 뉴스는 11일 ‘미디어의 북한에 대한 올림픽급 아첨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김여정의 미소 속에 감춰진 진실을 봐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폭스 뉴스는 작가 겸 코멘테이터인 제러미 헌트가 쓴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주류 언론 매체가 북한을 대신해 다량의 선전물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폭스 뉴스는 “김정은 독재 정권 아래에서 굶주림, 고문, 살인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서구 언론이 2018년 동계 올림픽에 등장한 독재자의 출현으로 최면이 걸렸다”고 질타했다. 폭스뉴스는 “미디어가 야만적인 독재를 정상화한 데 대해 국제 사회가 경멸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중계하는 카메라가 독재자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일부 매체는 김여정을 이방카 트럼프에 비유했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CNN은 김여정이 따뜻한 메시지를 보내 대중의 심금을 울렸다고 미화했다”고 비난했다.
9일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한 북한 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평창=남정탁 기자
폭스뉴스는 또 “NBC 방송이 230여 명의 ‘미녀 군단’인 북한 응원단이 완벽한 조화 속에 춤을 추고, 깃발을 흔들었다고 전했다”면서 “NBC 방송은 이들의 응원 비디오를 보여준 뒤 ‘보기만 해도 만족한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이런 식의 보도야말로 북한 정권의 의도와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뉴스는 “언론이 강요된 미소 넘어 무엇이 있는지 봐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언론인이라는 최소한의 상식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힐난했다.

◆위클리 스탠더드의 십자포화

미국의 위클리 스탠더드(Weekly Standard)는 이날 김여정의 한국 방문과 관련된 기사 3건을 동시에 게재하면서 미국 언론의 보도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위클리 스탠더드는 이날 ‘독재자의 여동생 김여정이 미국 미디어로부터 셀러브러티 대우를 받았다’, ‘ 당신의 적의 적이 반드시 친구는 아니다’, ‘김여정의 청와대 방문록에 남긴 말은 따뜻한 메시지가 아니라 협박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김여정은 그의 오빠가 북한을 잘못 통치하는 데 있어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북한 정권의 선전·선동을 담당하는 엘리트 멤버이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미디어라는 모토를 내세운 CNN이 어떻게 김여정의 ‘스마일’과 따뜻한 메시지’를 강조하고, ‘외교 댄스의 금메달감’이라고 칭송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매체는 CNN의 보도에는 ‘정치범 수용소’, ‘인권’, ‘핵무기’, ‘미사일’ 등의 단어가 들어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위클리 스탠더는 “CNN이 북한 정권의 요원을 미화했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김여정이 청와대 방명록에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레의 마음 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번영의 미래가 앞당겨지기 기대합니다’라고 쓴 것을 CNN이 ‘따뜻한 메시지’라고 했으나 이것은 한 나라를 무너뜨리겠다는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돌변

월스트리트 저널은 10일 ‘100명의 미녀 군단 스타 탄생’이라며 북한 응원단을 소개했던 것과는 달리 11일에는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의 최대 승자는 북한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WSJ는 ‘평양 올림픽’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유화정책을 펴는 한국 정부와 남을 잘 믿는 서방언론 덕에 ‘감옥 국가’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버금가는 이미지 변신 홍보 효과를 거뒀다”고 지적했다. 
WSJ는 특히 김 제1부부장을 ‘북한의 이방카’라고 묘사한 CNN 기사를 지목하면서 “북한의 이방카는 무엇을 입고 있느냐. 아르마니 프리베? 기아 속에서 어떻게 젊고 반짝이는 외모를 갖출 수 있느냐”고 비아냥거렸다. WSJ는 김 제1부부장의 오빠가 바로 지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맹독성 VX 신경작용제를 이용해 이복형제를 살해하라고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NBC방송이 공식 올림픽 트위터 계정에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응원한 북한 응원단의 영상을 올리고 ‘보기만 해도 만족스럽다’는 설명을 단 것에 대해서는 “이들 중 누구 한 명이라도 줄을 못 맞추면 가족이 강제노역소로 보내진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번 주 북한이 보인 가식의 책임 중 큰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CNN과 WP 보도

CNN은 10일(현지시간) ‘김정은의 여동생이 동계 올림픽 쇼를 훔쳤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올림픽에 ‘외교 댄스’ 분야가 있다면 김여정이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김여정이 미소와 악수, 청와대 방명록에 남긴 따뜻한 메시지로 평창 올림픽에 참석한 지 단 하루 동안에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을 방문했던 김여정이 ‘모나리자 얼굴’로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여정이 ‘북한의 정치 공주’이고, ‘퍼스트 시스터’이며 ‘북한의 이방카’라고 소개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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