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추된 F-16 잔해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하르두프의 제즈릴 계곡에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격추된 F-16 전투기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하르두프=신화연합뉴스 |
시리아 국영 TV는 군 관계자 말을 인용해 시리아 정부군이 대공 미사일로 이스라엘 전투기에 대응 공격을 벌여 여러 대를 명중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자국의 무인기가 이스라엘 영토를 먼저 침범했다는 이스라엘 측 발표와 관련해 “논의할 가치도 없는 어리석은 주장”이라며 “시리아는 자신들의 영토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전투기 출격은 이란의 시리아 내 군사시설에 대한 무력공격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외신은 분석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정부 성명을 통해 ‘이란 무인기’를 거론하고, 자국 내 전투기가 시리아를 향해 공격에 나섰다고 밝힌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이 시리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실제 이날 이스라엘은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 이란 군 시설 등 12곳을 목표로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과 함께 시리아 정부군을 보호하고 있는 러시아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란은 이스라엘 파괴라는 목표를 위해 시리아 영토를 이용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새로운 대치 국면이 조성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댄 샤피로 전주이스라엘 미국대사 등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개입으로 이스라엘이 시리아 정부 및 동맹국을 향해 전쟁에 나설 수도 있다”며 “여기에 이란의 지시를 받는 헤즈볼라마저 무력시위에 나선다면 분쟁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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