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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내쫓자 이란·이스라엘 대리戰… 갈길 먼 ‘시리아의 봄’

입력 : 2018-02-11 20:37:20 수정 : 2018-02-11 20: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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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알아사드 정권 동맹 강화 전운 고조 / 이스라엘 “이란 군사위협 말라” / F-16 시리아 출격했다 격추당해 / 시리아 내 이란 軍시설 보복공습 / 네타냐후, 푸틴에게도 “반격” 공언 / 푸틴 “시리아 내 새 대치국면 안돼” / 이란 “시리아 정부 지키는 것일뿐” 이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인기(드론) 공격에 보복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출격시킨 전투기가 격추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패퇴한 뒤 이란이 시리아에 군사시설을 지으며 영향력을 확장하자 이스라엘이 이에 반발해 군사공격 옵션을 적극 고려하면서 시리아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격추된 F-16 잔해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하르두프의 제즈릴 계곡에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격추된 F-16 전투기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하르두프=신화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시리아의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출격한 F-16 전투기 한 대가 시리아(정부군)의 대공 공격을 받아 추락했다”며 “이는 시리아에서 출발한 이란의 무인기가 이스라엘 영공을 침입한 데 따른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추락한 F-16 전투기가 자국의 북부 제즈릴 계곡에 추락했지만 조종사 두 명이 모두 탈출해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시리아 국영 TV는 군 관계자 말을 인용해 시리아 정부군이 대공 미사일로 이스라엘 전투기에 대응 공격을 벌여 여러 대를 명중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자국의 무인기가 이스라엘 영토를 먼저 침범했다는 이스라엘 측 발표와 관련해 “논의할 가치도 없는 어리석은 주장”이라며 “시리아는 자신들의 영토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투기 격추사건은 인명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향후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최근 수개월간 시리아에 군사기지와 무기 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것을 비판해 왔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를 돕는 이란이 IS가 사라진 시리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과 결탁할 경우 이스라엘이 포위당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이란은 시리아에 군사기지를 짓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면서도 “외국 군대로부터 시리아 정부를 지킬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전투기 출격은 이란의 시리아 내 군사시설에 대한 무력공격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외신은 분석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정부 성명을 통해 ‘이란 무인기’를 거론하고, 자국 내 전투기가 시리아를 향해 공격에 나섰다고 밝힌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이 시리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실제 이날 이스라엘은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 이란 군 시설 등 12곳을 목표로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과 함께 시리아 정부군을 보호하고 있는 러시아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란은 이스라엘 파괴라는 목표를 위해 시리아 영토를 이용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새로운 대치 국면이 조성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댄 샤피로 전주이스라엘 미국대사 등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개입으로 이스라엘이 시리아 정부 및 동맹국을 향해 전쟁에 나설 수도 있다”며 “여기에 이란의 지시를 받는 헤즈볼라마저 무력시위에 나선다면 분쟁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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