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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 난민 잘못 아냐”… 이탈리아 反파시즘 시위

입력 : 2018-02-11 20:37:54 수정 : 2018-02-11 20: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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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총선 우파연합 최다표 전망 / 퍼지는 인종주의 제동 여론 점화 / 시민·정당·NGO 등 1만5000명 / 극우청년 흑인총격사건 도시 운집 내달 4일 실시되는 총선을 앞두고 선거전이 가열되는 이탈리아에서 파시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반파시스트 시위대 1만5000여명이 10일 오후(현지시간) 중부 마체라타에 운집해 ‘모든 파시즘, 인종주의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앞세우고 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파시즘을 창시한 베니토 무솔리니가 집권하던 과거로 역행하려는 분위기에 저항하는 일반 시민, 좌파 정당, 노조,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이 참가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실업 문제에 대해서라면 이민자나 난민이 아니라 정부를 비난해야 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탈리아 사회에 최근 급속히 퍼지고 있는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 기류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파시즘에 반대하는 이탈리아 시민 등 1만5000여명이 10일(현지시간) 중부 마체라타에서 인종주의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마체라타=AP연합뉴스
마체라타는 지난 3일 나치즘과 파시즘을 신봉하는 극우청년 루카 트라이니(28)가 자신의 차를 타고 2시간에 걸쳐 흑인 10여명에게 총격을 가해 6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이 사건 사흘 전에는 이곳에서 인근 마약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18세 이탈리아 소녀가 토막 살해된 시신으로 가방 안에서 발견됐다. 극우정당인 동맹당 소속으로 작년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트라이니는 소녀를 죽인 용의자로 나이지리아 난민 출신의 불법 마약판매상이 지목되자 복수를 위해 흑인들에게만 총구를 겨눴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탈리아에서는 2010년 금융위기 이후 실업률이 치솟자 부족한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난민에게 쏠리며 반난민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또 총선을 앞두고 최다 의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는 우파연합의 구심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1) 전 총리와 창당 9년 만에 사상 첫 집권을 노리는 제1야당 오성운동의 충돌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성운동의 간판 정치인 알레산드로 디 바티스타(39) 의원은 지난 9일 북부 롬바르디아주 아르코레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베를루스코니 전진이탈리아(FI) 대표를 겨냥해 “정상 국가라면 그는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베를루스코니가 탈세와 미성년자 성매수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은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상혁 선임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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