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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이슈] 중국 거절하고 일본 도움만…지진도 못 녹인 양안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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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11 11:21:37 수정 : 2018-02-11 11: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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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롄 지진으로 더욱 도드라진 불편한 양안관계… 중국, 일본 애도문에 불만 쏟아내 대만 동부 화롄(花蓮)을 강타한 지진도 불편한 양안 관계를 녹이지는 못했다. 대만 정부는 중국 정부의 구조대 지원 요청을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며 거부했고, 중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보낸 애도문이 대만식 표현을 사용했다”며 일본 정부를 겨냥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대만 화롄 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을 보고 있는 일본 구조대. 대만중앙통신 캡처
10일(현지시간) 대만 중앙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 양국은 모두 대만 화롄 지역 지진 발생과 관련해 구조대를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대만 정부는 중국의 제안을 거절하고, 첨단 장비를 보유한 일본의 구조 지원만을 받아 들였다. 7명으로 구성된 일본 구조대는 지난 8일 도착했다. 붕괴한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의 신호를 탐지할 수 있는 최신 인명탐지 장비를 들고 왔다.

대만 정부는 그러나 지난 7일 구조대를 보내 돕겠다는 중국 정부의 제안은 거절했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의 대변인 추추이정은 “양안 관계가 긴장에 휩싸인 상황에서 중국이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보여 제안에 감사하다”면서도 “(구조를 위한) 인력과 자원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대륙위원회는 “구조 작업에 그 어떤 외부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과 싱가포르의 구조작업 지원 제안도 거부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진 구조를 위해 대만을 찾은 일본 구조대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카드에 직접 서명하고 있다. 대만중앙통신 캡처
이와 관련, 대만 연합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게 ‘대만 힘내세요(臺灣 加油)’라는 글귀를 직접 써서 보내면서 “일본은 지금 당신들과 함께 있다”라는 말을 전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대만이 중국과 일본의 호의에 대해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차이 총통 취임후 불편한 양안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도 대만과 일본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일본 정부가 대만에 보낸 애도문에 ‘대만식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고위층 정부 관계자들이 대만에 애도를 표하면서 대만 정부 관료 직책을 대만식으로 표한 데 대한 중국 측의 평론을 요구받고, “일본은 구호물자를 보내고 애도를 표한다는 명목으로 국제사회에 공연히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며 “이 같은 행동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고, 일본이 대만 문제와 관련한 모든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제기하고, 일본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재해대책센터는 이번 지진으로 10일 현재 모두 14명이 숨지고, 280명이 부상했으며 3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마지막으로 실종 처리된 5명의 중국인 가족 중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대만 특수구조대는 이날 오전 10시 기울어진 윈먼추이디(雲門翠堤) 빌딩에서 실종된 중국인 관광객 양제(楊捷) 가족 중 2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된 사망자는 성인 남성 1명과 어린이 1명으로 아직 구체적인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이 빌딩 2층의 퍄오량성훠(漂亮生活) 여관 201호실에 묵고 있었다. 양씨의 3대 가족은 베이징에서 출발해 대만 여행을 하던 중이었다. 이에 따라 소방대는 나머지 실종자 3명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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