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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수천시간 초과근무 동료들 덕에…백혈병 아들 간호한 아버지

입력 : 2018-02-09 13:00:00 수정 : 2018-02-09 13: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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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앓는 아들을 돌보려 무급휴가를 고민했던 독일 남성을 위해 그가 다니던 회사와 자회사 직원 등 수백명이 기꺼이 대신 근무를 서 온 사연이 무려 1년이 지나서야 공개돼 커다란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독일 헤센 주(州)에 사는 안드레아스 그라프는 2016년 어느 날 세 살 아들 줄리우스가 백혈병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남은 연차와 기타 휴가를 몰아 쓰고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그라프는 회사에 무급휴가를 요청했다.

 

안드레아스 그라프와 아들 줄리우스.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사연을 접한 회사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그의 사연은 곧 근무하던 회사와 자회사 등에 퍼졌고, 놀랍게도 독일 매체에 따르면 650명가량의 근로자들이 초과근무에 기꺼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약 3300시간, 정확히 3264.5시간이라고 독일 매체들은 전했다. 한 사람당 5시간여 초과근무를 한 셈이다. 사실 동참 인원이 많아 별 것 아닌 걸로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외신들은 사실상 모든 직원이 나선 셈이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높게 평가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그라프는 직원들의 도움으로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마음 놓고 줄리우스를 간호하는 중이다.

그라프는 크게 감동했다. 그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놀라서 눈물이 났다”고 고마워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들 회복만 바라던 그라프는 지난해 아내 잃는 사고를 당했다. 결국 아들을 집에 데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라프는 미래를 밝게 보려 한다. 자기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이들을 생각하면 슬퍼할 수만은 없어서다.

그라프는 “우리 아들은 무척 에너지가 넘친다”며 “언젠가는 유치원에 다닐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로 돌아가 열심히 일하고, 다른 이에게 받은 도움을 다시 갚기도 바라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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