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격언을 ‘너의 뇌를 알라’로 바꿀 수 있다. 신경세포로 구성된 생물학적 존재이면서 고도의 정신활동의 근원이 되는 소우주인 인간의 뇌는 우주연구보다 어렵고 끝이 없다. 뇌는 인간 실체를 표현하는 유일한 기관이다. 인간과 동물, 인간과 인간은 뇌가 다르다. 뇌의 차이에 의해서 인간의 능력 즉 정신, 지능, 인식, 기억, 적성, 감성 등이 다르다. ‘인간이란 무엇이며, 나는 누구인가’라고 하는 인간 정체성 문제의 해답은 나는 뇌이며, 뇌가 나인 것이다.
이러한 뇌과학의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은 10년간(1990~2000년) 범국가적으로 ‘뇌연구 10년’ 법안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2013년에 인간 뇌지도 작성을 위한 ‘뇌 선도’ 연구계획을 발표하고, 2023년까지 매년 4억5000만달러 이상 투여할 계획이다. 서방 선진 7개국에서는 인간 첨단과학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가 간의 협동 뇌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에서는 인간 뇌 연구에 11억유로를 투여하는 인간 뇌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21세기를 뇌의 세기로 명명해 뇌과학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8년 ‘뇌연구촉진법’을 제정해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하고 있으며, 미래 사회를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인간의 뇌를 모사한 창의적이고 감성을 지닌 인공지능(AI)이 개발된다면 인간과 인조인간이 공존하는 미래 인류사회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혁명적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서유헌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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