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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잃은 여성 위해 5년간 친아들 노릇…경찰관의 훈훈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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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01 11:10:00 수정 : 2018-02-01 11: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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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누출 사고로 기억을 잃은 중국의 한 노인을 위해 지난 5년간 아들인 것처럼 해온 어느 경찰관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 신민망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산시(山西) 성 뤼량(呂梁) 시에 살던 량모씨는 2003년 집안 가스 누출 사고로 기억을 상실하고 아들까지 잃는 사고를 당했다.

이때부터 량씨는 남편 샤씨에게 “우리 아들이 어디있죠?”라고 묻기 시작했다.

 

중국 산시(山西) 성 뤼량(呂梁) 시에 살던 량모씨는 2003년 집안 가스 누출 사고로 기억을 상실하고 아들까지 잃는 사고를 당했다. 이때부터 량씨는 남편 샤씨에게 “우리 아들이 어디있죠?”라고 묻기 시작했다. 중국 리스핀 영상 캡처.


하지만 샤씨는 아내에게 아들이 죽었다고 차마 말할 수 없었다. 그 대신 멀리 나가서 일을 하고 있다고 거짓말했다.

샤씨는 2010년 어느날, TV에서 우연히 죽은 아들과 닮은 장모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장씨는 상하이의 경찰관이다.

아들 닮은 장씨를 찾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샤씨가 그를 만날 방법은 없었다.

 
2003년 가스 누출로 사망한 샤씨의 아들(왼쪽)과 경찰관 장씨(오른쪽). 중국 리스핀 영상 캡처.


그러던 중, 샤씨 부부의 사연이 널리 알려지고 2013년에 현지의 TV 프로그램 제작진이 이들을 찾으면서 장씨 연락처를 알 길이 열렸다.

사연을 접한 제작진이 다른 곳을 통해 장씨를 알게 됐고, 그가 프로그램에 등장해 량씨를 위로하면 어떻겠냐는 기획안을 짰다.

제작진의 연락을 받은 장씨는 망설였다. 친부모가 살아계신 상황에서 TV에 나가 생전 처음 본 사람을 “엄마”라고 부를 수 없어서다.

다행히 샤씨 부부 사연을 안 장씨의 부모가 출연을 허락하면서 이들은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됐다.

무대에서 장씨를 본 량씨는 아들이 살아있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렸고, 이전에 3~4시간에 불과했던 수면시간이 2배 이상 늘어날 만큼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고 샤씨는 밝혔다.

방송 출연 뒤, 이들은 가끔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등 장씨는 량씨의 아들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작년 5월에는 상하이로 샤씨와 량씨를 초대해 장씨가 이들과 함께 곳곳을 구경하는 등 추억을 쌓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환하게 웃는 장씨. 중국 리스핀 영상 캡처.


두 자녀를 둔 장씨는 신민망과의 인터뷰에서 “맨 처음 량씨를 만났을 때 그가 얼마나 아들을 그리워했는지 알 수 있었다”며 “우리가 피로 맺어진 사이는 아니지만 새로운 운명이 우리를 만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관계를 이어갈 생각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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