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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하루 물 사용량 50ℓ로 제한"… 목마른 '그린시티'

입력 : 2018-01-31 20:03:23 수정 : 2018-01-31 21: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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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 남아공 케이프타운, 2월부터 급수 제한 강화 / 당국, 4월 21일 수도 공급 중단 ‘데이 제로’ 우려 제기 / 2015년 70% 댐 저수율 20% ‘뚝’ / 4월엔 13.5% 아래로 하락 예측 / 병원 등 필수시설 외 단수 불가피 / 넉 달 동안 물사용량 87ℓ로 제한 / 2월부터 더 줄여 단수사태 대비 / “샤워 90초·변기 물내림 하루 1번”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을 50ℓ로 제한합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3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제2의 도시 케이프타운이 수도 공급 중단을 의미하는 ‘데이 제로’(Day Zero)를 면하기 위해 2월 1일부터 급수제한 조치를 강화한다고 소개했다.

NYT는 “케이프타운이 할리우드 영화에나 등장하는 데이 제로에 직면하게 됐다”며 “당국이 4월 21일로 예측한 데이 제로가 실현되면 가뭄으로 물이 말라 수도 공급이 중단되는 세계 첫 주요 도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가뭄 때문에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난해 6월 이후 케이프타운에서는 양동이나 드럼통은 물론 쓰레기통이나 꽃병 등 물을 담을 만한 것들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제2도시 케이프타운이 1일(현지시간)부터 1인당 하루 물 사용량 제한을 강화한 가운데 케이프타운 남부 뉴랜드의 주민들이 샘에서 물을 기르기 위해 갖가지 물통을 들고 줄서 있다.
뉴욕타임스 캡처
다양한 생태 관광지를 보유해 세계적인 ‘그린시티’로 유명한 케이프타운이 2월부터 주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을 87ℓ에서 50ℓ로 더 제한하기로 한 것은 3년간 지속된 가뭄에 따른 물부족 사태 때문이다. CNN은 50ℓ를 기준으로 삼은 것은 설거지와 빨래(18ℓ), 90초 샤워(15ℓ), 1회 변기 물내림(9ℓ), 요리와 음수(4ℓ)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케이프타운은 수도 공급원인 댐의 전체 저수용량이 13.5% 밑으로 떨어지는 4월 21일을 데이 제로로 삼았다. 가뭄으로 인한 식수 부족 우려가 시작된 2015년 후반 70%대였던 저수용량은 최근 20%를 밑돌고 있다. 남아공은 지난해 6월 인구 400만의 해안도시인 케이프타운 등 가뭄을 겪고 있는 곳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 10월부터 물 사용 제한 조치를 시작했다.

케이프타운이 데이 제로를 맞게 되면 병원 등 주요 시설을 제외한 도시의 수도공급이 끊긴다. 시민들은 도시 곳곳에 설치된 200여곳의 배급소에서 군인과 경찰 감시 하에 물 배급을 받아야 한다. 한 곳당 2만여명이 몰릴 것으로 보이는 배급소에서 하루에 받을 수 있는 물은 25ℓ가 고작이다. 우리 국민의 하루 물 사용량(282ℓ)을 감안하면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케이프타운 당국은 2월부터 강화하는 물 사용 제한 조치의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가뭄을 이길 만큼 비가 오지 않는다면 데이 제로가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담수화 공장 건설, 지하수 개발 등 당국이 내세운 대응 방안은 단기간에 실현되기 힘든 게 대부분이다.

케이프타운의 물 부족 사태 원인으로는 가뭄 등 기후변화 외에도 급격한 인구 증가도 꼽힌다. 외신들은 “케이프타운 인구는 2000년대 들어 2배 이상 늘었지만 물 공급원은 제자리였다”며 “급격한 인구 증가에 대한 수자원 계획 실패도 데이 제로를 부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주민들은 케이프타운을 벗어나 인근 도시로 이주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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