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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氣 살리자] 도시락 가게 ‘소풍가는 고양이’가 만든 맛있는 꿈… 비대졸자 청년들이 일궈가는 유쾌한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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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01 21:32:53 수정 : 2018-03-02 20: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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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작은 …’ 저자 박진숙씨 / 학교 표방한 ‘배움이 있는 일터’ / 밥벌이하면서 소양 함께 쌓는 곳 / “성장 느렸지만 어른이 되어가” / 학벌주의 깨는 작은 도전은 계속
아동학대, 학교 폭력, 과도한 학습 부담 등 청소년의 안전을 위협하고 기를 못 펴게 하는 적폐가 즐비합니다. 청소년들의 문제는 곧 부모와 국가의 문제입니다. 우리의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하며 꿈을 심어주는 일이 시급합니다. ‘청소년 氣 살리자’ 시리즈는 청소년들의 육성을 있는 그대로 싣고 전문가들의 진단을 가감없이 전달하는 ‘발언대’가 되겠습니다.

‘비대졸자’ 대환영!

청소년들이 일군 도시락 가게가 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 ‘소풍가는 고양이’. 이곳에서는 대학에 가지 않은 이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공정하게 돈을 버는 회사인 동시에 세상을 배우고 성장하는 학교를 표방한 ‘배움이 있는 일터’다.

소풍가는 고양이는 2011년 5월 문을 열었다.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서 대학에 가지 않은 청(소)년의 사회적 자립을 돕는 진로교육 프로그램인 ‘연금술사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이들이 창업한 곳이다.

대표를 맡고 있는 박진숙(사진)씨는 지난 8년 동안 이곳에서 청소년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했다. 박씨는 “청소년 일꾼들이 자기 자신을 바로 세워나가는 성장과정을 함께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고 가장 큰 기쁨”이라며 “저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인 셈”이라고 웃었다. 가게의 구성원들은 18∼24세의 비대졸자들이다. 해마다 인원은 차이가 있지만 9∼11명의 직원 중 4~6명 정도가 청(소)년들로 유지된다.

박씨는 “소풍가는 고양이도 시장에서 생존 경쟁을 하는 일터라서 청소년들이 제 밥벌이를 할 정도로 실력과 소양을 쌓아야 하는 곳”이라며 “(가게 시작 이후) 몇 년 동안은 너무 어려워서 이러다가 일터는 고사하고 우리 모두 돈의 노예가 되는 건 아닐까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청(소)년들이 성장할수록 가게도 자리를 잡아갔다. 박씨는 “청(소)년들의 성장 속도가 더디고 느리긴 했지만 분명 그들은 조금씩 성장했고, 그만큼 가게 형편도 차츰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소풍가는 고양이를 이끌며 겪은 이야기들을 ‘우리는 작은 가게에서 어른이 되는 중입니다’(사계절)라는 책으로 펴냈다.

소풍가는 고양이의 도전은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비대졸 청소년들에게 가혹하다. 박씨는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사람이 대졸자, 대기업 직원으로 고정되어 있다”며 “이런 기준이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학벌주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건 노력하지 않은 결과이기 때문에 만성적인 실업과 저임금 단순노동에 시달려도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 인식이 있다”며 “부모의 자원이 자녀의 대학 입시와 취업에 결정적인 요소가 된 상황에서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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