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발루칼리 난민촌의 보급센터에서 로힝야족 아이들이 필사적으로 팔을 뻗고 있다. 쌀과 콩을 섞어 끓인 죽 ‘키츠디’(khicdhi) 한 봉지를 얻기 위해서다.
미얀마 정부군의 박해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이동한 로힝야족에겐 식량배급이 배를 채울 유일한 기회다. 지난해 8월 이후 국경을 넘은 로힝야족 70만명 중 절반 이상은 아이들이다. 방글라데시 난민촌 아이들의 25%는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다. 열악한 위생환경 탓에 콜레라 등 전염병도 자주 발생한다. 눈앞에서 부모와 형제, 친구가 죽거나 고통받는 것을 목격하고 인신매매 등에 내몰린 아이들의 정신건강도 온전할 리 없다. 몸과 마음이 허기진 아이들의 절박한 손짓을 어찌 위로할지, 이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른들이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남혜정 기자·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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