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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일가에서 유일한 적통 / 김정일이 한때 후계자로 지목 / “김정은 방조·자금관리” 유언도 / 김설송 행보·선택 주시해야 “김정일은 그녀를 후계자로 점찍었고, 김정은 등장 이후에도 권력 핵심에 있도록 했다.” 2013년 4월 한 주간지가 ‘김정일 위원장이 초지일관 사랑했던 김설송’이란 제목 아래 이렇게 보도했을 때 북한 전문가들조차 이 기사에 주목하지 않았다. 일부는 소설이라고 했고, 일부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집에서 빨래하고 있다고 둘러댔다. 2014년 9월 김설송이 최고인민회의에서 우리의 대통령 비서실장에 해당하는 서기실장 혹은 조직지도부장이 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북한 혁명가계의 실질적 집행을 하는 비선실세라고 거론될 때도 대부분 갸우뚱했다. 서기실은 김정은의 일정관리, 업무보좌는 물론 신변을 책임지는 호위사업까지 총괄하는 곳이다.

그런데 최근 김설송 실세설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발탁됐다는 소식과 함께 북한 권력 핵심부가 요동치고 있음이 감지된다. 이례적으로 두 여성이 북한을 움직이는 두 축의 핵심으로 진입했다는 내용이 김설송 실세설과 함께 부각돼 흥미롭다.

김설송은 김정일과 본처 김영숙 사이에서 1970년대 초 태어났다. 북한이 그토록 강조하는 백두혈통인 셈이다. 김정은의 배다른 누나이지만 김씨 일가의 유일한 적통이다. 김설송은 지중해 연안 몰타와 프랑스에서 중등교육 과정과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를 공부하고 귀국해 강반석유자녀대학과 김일성대학 정치경제학과·생물학과를 졸업했다.

특이한 건 김설송이 컴퓨터와 정보통신(IT)에 능하다는 점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맞먹는다는 해커부대 등 북한의 IT 기반을 구축한 인물이 김설송이란 소식이다. 심지어 북한 내 각 기관의 전산망과 권력기관 내부를 잇는 인트라넷도 김설송이 관장하고 있다고 한다. 김설송에 컴퓨터를 배운 김정일이 오죽하면 “내게 없는 천재성이 설송에게는 있다”고 극찬할 정도다. 김정일이 한때 딸인 김설송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소문도 이런 능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2013년 초 평양을 방문한 것은 사실상 북한을 움직이는 김설송과 접촉하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012년 9월 평양을 방문한 조지프 디트라니 미국 국가정보국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등 비공식 대표단은 장성택을 만났지만 허사였다. 장성택은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영향력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뒷날 확인됐다.

2012년 김정일의 유서를 단독으로 입수·공개해 화제가 됐던 김일성장수연구소 연구사 출신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는 최근 ‘막후실세 김설송의 정체’라는 글과 함께 김설송의 사진과 초상화를 공개했다. 사진은 2011년 김정일 장례식 때 촬영된 동영상에서 캡처한 것이고, 초상은 김설송을 가까이에서 직접 본 사람들의 증언을 참조해 그린 것이다. 김정일의 마지막 동거녀 김옥과 나란히 선 모습을 통해 키가 크고 미인형이라는 것이 확인된다.

조정진 논설위원 겸 통일연구위원
오랫동안 김설송에 주목하며 정보를 수집한 이 대표는 김설송이 현재 당중앙위원회, 당조직지도부, 국무위원회 등 북한 권력 핵심 조직에서 책임 직책을 맡고 있고, 북한의 군과 당, 내각 등의 실질적인 의사결정자로서 상당한 힘을 휘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핵과 장거리미사일 개발, 핵실험, 장성택 숙청 등 중대 사안 결정엔 김설송이 중추라고 확신했다. 경험 많고 노련하고 배짱도 두둑한 후견인 김설송이 이복동생 김정은 뒤에 있다는 것이다.

‘김설송 공화국’이란 제목의 단행본 집필을 마친 이 대표는 서기실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김설송 남편 B씨와 20대 아들의 정보도 담겨 있다고 귀띔했다. 김정은은 딸만 둘이라고 한다. 김정일의 비밀 유언 중에는 ‘김설송을 정은의 방조자로 준비시키고 밀어줄 것, 자금관리를 김경희와 김설송이 맡아서 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설송과 김정은 오누이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세상은 사람의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 때론 보이지 않는 세계가 보이는 세계를 주관한다.

조정진 논설위원 겸 통일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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