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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인간 중심의 스마트시티 개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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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24 23:19:27 수정 : 2018-01-24 23: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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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IoT 등 기술 급속도로 발전 / AI로 초연결 스마트시티 ‘성큼’ / 기술 중심의 인간 통제수단 아닌 / 인간 행복 증진 미래도시 구현을 매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의 2018년 주제는 ‘스마트시티’였다. CES의 지난해 주제인 ‘스마트홈’에서 올해는 연결성의 범위가 도시로 확대됐다. 스마트시티는 언제 어디서나 정보통신기술(ICT)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미래형 첨단도시로 교통·환경·주거·시설 등 일상생활에서 대두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ICT를 도입해 사람들이 쾌적하고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미래형 도시이다.

스마트시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과 관련이 있다. 사실 스마트시티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약 20년 전부터 유비쿼터스시티(U-City), 디지털 미디어시티 등 여러 다른 이름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최근 더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스마트시티의 핵심기술인 5세대(5G), 사물인터넷(IoT), AI,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지능형 교통수단인 자율주행차, 차세대 TV 등의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기기, 인프라, 플랫폼에서 나오는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학습·응용이 가능해졌다. 다른 기술도 중요하지만 AI는 핵심적 기술로서 스마트시티를 지탱할 유기적 초연결성의 기반이 된다. 스마트폰·생활가전·자동차 등 인간 주변의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AI가 알아서 통제하는 스마트시티가 가시화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비전이 과연 일상생활에 현실화될 것인지, 또 구체적으로 언제 시장화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래전부터 비슷한 이름으로 얘기돼 왔지만 실제 크게 현실적으로 구현된 기술은 많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AI가 정말로 모든 일을 척척 알아서 할 수 있을까 하는 기술적 불안정에 대한 우려이기도 하다. 또한 사람 개개인이 자신의 데이터와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고, 그 데이터가 모이며 제3자나 AI에 의해 분석되고 재활용될 수도 있는 상황에 모두가 행복해할까. 내가 어디에 가고, 어떤 사이트에 접속을 했고, 어떤 검색어를 찾아봤는지, 누군가가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또 그런 데이터가 다른 기관에 넘겨져 악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스마트시티의 불편한 진실이다. IoT망에 연결된 기기가 오히려 해킹 숙주로 가장 쉽게 이용되고 있다는 점은 스마트시티 초연결성의 역설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미래의 스마트시티는 인간중심의 개발이 필요하다. 기술의 발전이 특정 서비스를 주도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요구에 따라 기술의 발전을 유도하는 인간중심 개발이 필요하다. 현란한 기술이 중심이 되거나 기술 간 연결성이 높아진 스마트시티가 아닌 인간이 느끼기에 편안하고 인간이 생활하며 꼭 필요해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스마트시티는 사회기술적 차원의 개발이 필요하다.

신동희 중앙대 교수·인간컴퓨터상호작용학
유럽이나 미국 등 스마트시티를 개발하는 국가들은 공통으로 리빙랩이라는 사용자 주도형 혁신방법론으로 스마트시티를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 나간다. 기술이 주가 되고 기술 자체의 논리가 개발의 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요구와 사람의 행복이 개발의 계기가 되는 것이 리빙랩의 접근이다. 확장된 초연결성이 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수단이 아닌 인간의 행복을 증진하고, 인간의 내재적 가치를 구현하고,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의미 있는 사회적 연결성이 중요한 것이다.

그동안 시도돼 왔던 U시티와 디지털 미디어시티는 사람보다는 기술이 우선이 되는 것이 한계였다. 기술적인 인프라를 도시에 적용하면 스마트시티가 실현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이렇다 할 실질적 성과가 없어 왔던 것은 이러한 기술적 위주의 접근과 일회성 이벤트적 성격 때문일 것이다. 정부마다 정치적 홍보의 수단으로 일시적으로 추진돼 온 것이다. 기술이 우선되기보다 사람이 우선되는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가 필요하다.

신동희 중앙대 교수·인간컴퓨터상호작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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