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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패러다임을 바꾸자]‘무늬만 공공임대’ 보완… 민관 손잡고 지은 공유주택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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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23 19:00:58 수정 : 2018-01-24 14: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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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민·관 협력 주거모델도 뜬다 / 공공지원형 민간임대 실패 왜?/ 민간사업자 수익 혈안… 보증금 높게 책정/ 지난 정부 ‘뉴스테이’ 임대 손실만 수백억/ 민관협력형 공유주택 속속 도입/ 서울시 기금 조성… 사회주택 683호 공급 서울 중랑구 신내동의 공동육아 모임 ‘배꼽친구’의 엄마들은 몇 년 전부터 주거공동체를 꿈꿨다. 육아부담도 줄이고 자녀를 행복하게 키우면서 보다 즐겁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이후 엄마들은 적당한 터를 찾으려고 동네방네 놀고 있는 땅을 물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기본적으로 땅값이 비싼 게 문제였다. 그렇게 꿈을 접어야 하나 싶은 순간 서울시의 ‘토지임대부 공동체주택’ 사업을 알게 됐다. 이 사업은 토지구입비 등 초기 자금이 부족한 민간사업자에게 공공의 토지를 싸게 장기간 빌려주고 임대형 공동체주택을 짓도록 하는 것이다. 공유주택 코디네이터 기업인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소행주)을 통해 2015년 마포구 서교동에 1호가 세워졌다. 희망이 생기자 배꼽친구들은 소행주와 손잡고 사업제안을 해 당당히 선정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땅을 빌려 지난해 9월 착공한 ‘신내동 소행주’는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모두 24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배꼽친구 측 4가구와 함께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게 된다. 건물 소유권을 가진 소행주에 전세보증금을 내고 최장 40년간 거주할 수 있다. 건물 완공 후 입주자들은 주거관리협동조합을 꾸려 어린이집과 방과 후 교실 등 커뮤니티 시설도 운영한다.

배꼽친구 멤버 조정해(40·여)씨는 “주택 착공 전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엄청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입주가 기다려진다”며 “토지임대부가 아니었다면 전 재산을 털어도 못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난마처럼 얽힌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민관협력형 공유(공동체)주택 모델도 뜨고 있다. 민간의 ‘사회적 경제주체’(영리보다 공공성 가치를 중시하는 민간 경제주체)와 공공기관이 손잡고 서민과 취약계층의 주거 불안 해소 및 공동체성 회복에 나서면서다. 여기에는 그동안 공공지원형 민간임대 주택사업이 오히려 서민 주거의 질과 안정성을 하락시키고 사업자들의 배를 불리는 데 기여했다는 문제의식이 작용했다.

그러나 민관협력형 공유주택 역시 정부차원의 투자와 제도적인 지원체계가 미미하고 사회적 경제주체의 역량도 떨어지는 등 갈 길이 멀다.

◆‘사회주택’(Social Housing) 등장


우리나라에서 임대주택 주거의 질과 시장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 2016년 기준 주택 자가점유율이 고작 56.8%(수도권 48.9%)일 만큼 자기 집이 없어 전월세를 떠도는 가구가 엄청나서다. 대부분 중산층과 서민, 취약계층이다. 정부가 공공임대뿐 아니라 민간 건설·임대업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며 임대주택 대량 공급에 열을 올린 배경이다. 그러나 수익 극대화에 급급한 민간 기업의 공공지원형 임대사업은 지속가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개발·분양이익에 초점을 둔 공급자 중심의 주택 공급은 ‘양질의 주거 공간과 장기임대, 저렴한 임대료’ 같은 주거 공공성 확보와 거리가 멀었고 1, 2인가구 급증 등 시대변화에 따른 다양한 주거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

함인선 한양대 건축학부 특임교수는 23일 “‘집은 소유가 아니라 거주가 목적’이라는 우리 사회의 인식 전환을 위해서라도 사회주택과 공동체주택 등 민간의 다양한 주거모델을 활용해 서민·중산층은 물론 타워팰리스처럼 고소득층도 선호할 만한 임대주택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족한 공공임대 보완과 주거환경 개선 등을 위해 사회주택 활성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주택은 공공기관이 토지와 자금 등 일부를 지원하고 사회적 경제주체가 주택공급과 운영을 맡는 만큼 주택품질 대비 임대료가 저렴한 주거공동체다.

서울시가 가장 적극적이다. 2015년 초 시행된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사회투자기금’ 500억원을 조성, 지금까지 토지임대부를 비롯한 3가지 유형의 사회주택 683호를 공급했다. 또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와 ‘사회주택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설립,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과의 협약을 통해 사업자와 입주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민관협력형 공동체아파트도 등장

“대형건설사가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공공지원형 임대주택 공급시장에서 소비자의 이익과 공공성은 항상 뒷전으로 밀렸어요. 개발·분양이익을 협동조합 방식의 입주자 전체 이익으로 가져가 공동체와 지역사회를 위해 쓰도록 공급주체 혁신이 필요합니다.”

‘사회적경제 법센터 더함’(더함) 양동수 대표(변호사)는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임대주택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실제 박근혜정부에서 공공임대 입주 자격이 안 되고 주거비 부담이 큰 서민·중산층을 위해 도입한 ‘뉴스테이’(기업형 주택임대) 사업도 적잖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2015년 당시 정부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까지 제정해 민간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 뉴스테이 사업은 ‘의무’(최소 8년 임대, 임대료 상승률 연 5%)에 비해 ‘혜택’(임대 후 분양, 임차인 자격·초기 임대료 자율, 그린벨트에 재건축 허용, 주택기금 융자 확대 등)이 많았다. 그 결과 보증금과 임대료가 높게 책정돼 웬만한 중산층도 언감생심이었다. 서울의 A뉴스테이 아파트만 해도 84㎡의 보증금(4억5000만원)과 월임대료(44만원)는 전세 7억원 수준이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36개 뉴스테이의 8년간 임대 손실은 449억원이나 이후 분양 시 매각 수익은 무려 손실액의 60배가량(2조6745억원)이나 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도 ‘공공성을 보완한 특화형 뉴스테이’를 추진, 경기도 남양주 별내(491가구)와 고양 지축(539가구) 뉴스테이 사업을 ‘더함 컨소시엄’에 맡겼다. 뉴스테이 도입 이후 사회적 경제주체가 사업을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뉴스테이는 사회적기업인 더함이 짓고 이후 입주자로 구성된 주택협동조합이 운영하게 된다. 어울려 산다는 의미의 브랜드명 ‘위스테이’(WeStay)에서 보듯 ‘공동체 아파트’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입주자들의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과 맞춤형 혜택을 즐길 수 있도록 공유공간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사회임대주택법 필요” 목소리

하지만 사회주택 등의 민관협력 주거모델이 안착하기에는 토양이 척박한 게 현실이다. 사회주택을 지을 만한 곳에 공공이 소유한 토지가 적고 건축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서울시 사회주택 담당자는 “지가 급등으로 100평 규모의 1필지 토지를 매입하는 비용이 2016년 12억원에서 지난해 1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며 “공공토지를 활용하고 싶어도 사회주택이 민간임대라 제약이 많다”고 토로했다. 서울시 조례와 예산만으론 사회주택 확산에 한계가 많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주택도시기금과 시중은행의 융자를 받기도 어렵고, 부가세 등 세제 혜택도 드물다. 최경호 한국사회주택협회 사무국장은 “서민과 취약계층의 주거불안 해소를 위한 주택임에도 민간임대라는 이유로 사업 추진·시행 과정에서 각종 제약과 애로 사항이 많다”며 “사회임대주택의 정의와 지원내용을 담은 관련 법안이 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이강은·최형창·김라윤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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