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봅슬레이 ‘간판’ 파일럿 원윤종(맨 앞)을 필두로 한 봅슬레이 4인승 국가대표팀이 지난해 3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에서 스타트를 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 제공 |
이용 감독 |
사연은 이렇다. 김동현-전정린은 올 시즌 월드컵 3차 대회가 끝난 뒤 이 감독을 찾아 “현실적으로 올림픽 메달이 어렵다. 2인승 출전을 하지 않고 기량이 출중한 원윤종-서영우와 4인승 훈련에 매진하면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김동현-전정린은 꾸준히 대회에 나가 포인트를 쌓는다면 평창올림픽 2인승 자력 출전도 가능했다. 이 감독은 “뜻밖의 얘기였다. 원윤종-서영우 다음 가는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이런 말을 꺼내 당황했다. 그러나 오랜 상의 끝에 전력이 분산되기보다는 합쳐서 메달 따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봅슬레이 4인승 국가대표팀. 왼쪽부터 원윤종, 서영우, 전정린, 김동현. 평창올림픽 조직위 제공 |
따라서 대표팀은 지난 19일 IBSF가 남북 봅슬레이 4인승 단일팀을 꾸려 올림픽 경기에 앞서 테스트 주행 합동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감독은 “단일팀을 구성할 때 첫 단추는 선수단의 의견을 묻는 것이다. 4인승에 주력하고 있는데 경기력 저하를 부를 수 있어 염려된다. 봅슬레이가 시합이 아니라 ‘정치 쇼’로 이용된다면 세계적으로도 웃음거리다. 단일팀 문제는 신경 안 쓰고 훈련에만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봅슬레이 단일팀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대표팀 봅슬레이 2인승은 평창올림픽에서 현대자동차가 아닌 라트비아 장인이 만든 BTC 썰매를 타기로 최종 결정했다. 대표팀은 1월부터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BTC와 현대차의 썰매를 비교 분석했는데 BTC를 탔을 때 코너링 구간에서 선수들의 실수가 더 적게 나왔기 때문이다. 4인승은 오스트리아의 발러 썰매를 탄다.
이 감독은 “두 썰매 모두 기록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올림픽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성적을 가르기 때문에 2인승에서는 BTC를 골랐다. 4인승은 스타트가 중요하기 때문에 스타트에 특화된 발러 썰매가 좋다.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투혼을 기대해 달라”고 각오를 다졌다.
안병수·이동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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