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세이프가드 발동… 美 보호무역 공세에 단호히 맞서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8-01-23 23:46:48 수정 : 2018-01-23 23:46:4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세탁기·태양광제품 관세폭탄
정부, WTO 제소 카드 꺼내
다른 품목 피해 확산 우려 커져
미국 정부가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셀·모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는 2002년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발동한 데 이어 16년 만에 처음이다.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저율관세할당(TRQ) 기준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첫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에 20%, 초과 물량에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태양광 모듈과 2.5기가와트 초과분 셀에 대해서는 첫해에 30%의 관세를 매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미국 가전업체 월풀과 태양광패널업체 수니바 등의 청원을 받아들여 세이프가드 발동 권고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데 따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면서 세이프가드 발동을 예고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보다 강도가 높아 국내 세탁기·태양광업계가 충격을 받고 있다. 높은 관세가 매겨지면 소비자 가격이 올라 가격경쟁력이 약화된다. 업계에서는 대미 세탁기 수출량이 반 토막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민관대책회의에서 “정부는 국익 수호를 위해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며 이런 취지에서 WTO 협정상 보장된 권리를 적극 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TO 협정상 세이프가드는 특정품목 수입 급증으로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발동할 수 있는데 이번 조치는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세탁기에 부당한 반덤핑 관세를 매긴 미국을 상대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해 WTO 세탁기 분쟁과 관련한 사안이지만 세이프가드 발동과 맞물리면서 양국이 맞불을 놓는 양상을 띠게 됐다.

미국 보호무역정책은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겨냥한 8건의 신규 수입규제를 개시해 한국 대상 최대 수입규제국(31건)이 됐다. 보호무역 공세는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다. 미국이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특정 업계가 청원하면 특정 수입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전례를 만들었다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진행 중이고 안보 차원에서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야 할 처지지만 미국의 막무가내식 보호무역 공세에는 단호히 맞서야 한다. 보호무역 쓰나미가 다른 품목으로 확산되는 사태를 막는 길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