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23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층이 ‘어느 후보가 문 대통령에게 가장 협력을 잘하고, 문 대통령의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제가 적임자고, 문 대통령과 궁합이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우 의원은 경선 라이벌인 박영선 의원을 겨냥해 “한때는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시절에는 이런저런 비판도 했다”며 “박 의원이 원조(친문)는 아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박 의원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우 의원보다 앞서 문심 마케팅에 나섰다. 그는 “2012년 남들이 ‘(문 대통령의) 가능성이 있을까, 없을까’ 반신반의하는 대선에 제 모든 것을 던져 당시 문 후보를 도운 원조 친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번에 선출되는 서울시장이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돕는다고 발 벗고 나서는 사람의 숫자가 많지 않았지만, 저는 그때도 모든 것을 바쳐 도와드렸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최근 트위터의 프로필 사진을 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바꿔 놓기도 했다.
3선의 민병두 의원은 문 대통령과 자신의 성을 딴 ‘문민시대(문 대통령·민주당 성공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서울시정의 비전과 정책을 발표해왔다. 민 의원 측은 “문 대통령이 당대표였을 때는 싱크탱크 민주정책연구원의 원장, 대선 후보 시절에는 캠프의 총괄특보단장으로 함께 했다”며 “현재 서울시장 후보 중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쪽은 민 의원”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대북공작금을 유용해 야당 정치인과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와 보조를 맞췄다.
이들은 나란히 문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동시에 3선에 도전하는 현역 박원순 시장에 대해선 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들은 “중요한 정책을 혼자 치고 나가듯이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우 의원),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중단돼야 한다”(박 의원), “프랑스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민 의원) 등 일제히 박 시장의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