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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의세계,세계인] 출산 감소와 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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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22 23:52:46 수정 : 2018-01-22 23: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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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세계… 나라마다 대책 분주 / 정부도 중장기 전략과 정책 강구해야
출산율 감소로 인한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1월 1일 기준 세계 인구는 75억9100만명이다. 지난해보다 약 8250만명이 늘었다. 1.09%가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연간 증가폭이다. 1970년 2.07%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 47년 동안 의료 및 보건수준 향상으로 사망률이 크게 낮아진 것을 고려하면, 인구의 자연증가, 즉 출산율 저하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는 또 세계가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현상은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30년 후 일본의 초등 및 중학교 3곳 중 2곳이 문을 닫게 된다고 한다. 이미 학령인구가 줄면서 곳곳에서 학교 통폐합이 진행되고 있다. 인구가 적은 일부 지방에서는 2050년에 학교 수가 10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는 통계도 나왔다. 음주문화로 유명한 러시아에서도 보드카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1991년 이후 인구가 매년 0.5% 정도 줄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이 때문에 여러 나라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14억1230만명으로 인구 최대 국가 중국은 2016년 둘째 출산을 허용했다. 인구 급증을 막기 위해 1979년부터 수십 년 동안 유지해 온 한 자녀 정책을 포기했다. 그런데 둘째를 허용했지만 출산율이 늘지 않고 있다. 2017년 신생아 수가 전년 대비 63만명이나 감소했다. 교육비 등 자녀 양육의 부담이 출산 의지 저하에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불어 한 자녀 정책의 결과로 가임 여성이 줄어들고 있는 구조적인 배경도 작용하고 있다.

출산의 감소는 노령 인구의 상대적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응하는 각국 정부의 대응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영국 총리는 노인 문제를 전담하는 ‘외로움 담당 차관’을 최근 임명했다. 고령화에 대한 실질적이고 중장기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다. 영국에서는 75세 이상 홀몸 노인의 수가 이미 400만명을 넘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수일 혹은 수주 동안 사회적 교류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일본은 연금과 고용 정책도 바꾸려 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현재 65세인 국민연금 수급 시기를 70세 이후로 미룰 수 있도록 법을 고치기로 결정했다. 개인이 원하면 5년 더 일하고 70세 이후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기업에게는 정년을 연장하거나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을 늘리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정부의 전략이다.

고령화 현상은 이제 국제사회의 중대한 문제로 부상했다. 미국 통계국은 2015년 ‘늙어가는 세계’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대책을 강구하기 위한 통계 작업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는 2014년 5억5000만명이었지만, 2050년에 16억명으로 늘어난다. 같은 기간 인구 증가는 34%이지만 노인층은 3배 증가하는 것이다. 우리도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를 이제 피부로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보다 적극적이고 섬세한 중장기 전략과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의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55.5명이다. 전체 연령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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