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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패러다임을 바꾸자] 공유주택, 아파트 값·소외 문제 풀어낼 ‘똘똘한’ 주거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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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22 06:00:00 수정 : 2018-01-24 14: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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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왜 코하우징인가 / 선진국 가사부담·주거비 대책 출발 / 주택, 돈이 아닌 사는 곳으로 여겨… 형편껏 집 지어 이웃과 나누는 삶 사회적 고립 방지와 안전한 주거, 소비자 주도·맞춤형 건축과 주거비 부담 완화, 공동육아·마을기업 등 공동체 활성화….

코하우징(공유·공동체) 주거의 매력과 장점은 다양하다. 자기 형편껏 취향에 맞는 집을 사고 짓거나 빌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바라는 사람들에겐 이상적인 주거 모델이다. 선진국들이 일찍이 주거복지 취약계층을 위한 주택정책에 코하우징 개념을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코하우징이 우리 사회 주거문제의 완벽한 해법은 아니더라도 확산시켜야 할 주거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왜 코하우징인가

코하우징 주택은 1970년 전후 덴마크에서 시작돼 유럽 각국과 미국 등 전역으로 퍼졌다. 도시·산업화와 가구 분화에 따른 고독감 및 여성의 가사노동과 육아부담 해소, 주거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공급자 주도의 획일적인 주거문화에 대한 거부감도 작용했다. 이 때문에 거주자들이 조합을 만들어 집을 짓는 협동조합주택이 많다.

국내에선 2010년 이후 공동체 주거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늘면서 주거난이 심각한 서울을 중심으로 코하우징 주택이 생겨났다. 2011년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소행주) 1호를 지으며 코하우징 주택의 물꼬를 튼 박흥섭 소행주 대표는 21일 “우리 사회에서 주택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게 하는지보다 돈 문제와 결부돼 온갖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서울과 부천, 과천 등에 10채의 코하우징 주택을 공급한 박 대표는 “대부분 집을 통해 누리는 것보다 집 사느라 진 큰 빚을 갚기 위해 인생을 허비하고 사회적 지지기반이 되는 이웃도 없이 살지 않냐”며 “그렇게 살지도 말고 경제상황이 어떻든 삶이 흔들리지 않는 주거환경을 조성하자는 게 코하우징이다”고 소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민간이 서울지역에 지은 공동체주택은 2011년 1건(9호)에서 2016년 13건(83호)으로 증가했으며 이 기간 모두 33건(218호)이다.

도난주 서울시 공동체주택 책임관은 “아파트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주거 모델이 아니다”며 “청년부터 노인 세대까지 1인가구가 급증하는 현실 등을 감안하면 안정적으로 ‘사회적 가족’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공동체 주거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유주택으로 전환 의향은 많지만…

국내에서도 코하우징 주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코하우징 역사가 워낙 짧고 관련 정보와 사례가 빈약해 대부분 희망사항에 그칠 뿐이다.

중장년 세대의 주거 문제 해법을 찾는 더함플러스협동조합이 재작년 45∼65세 남녀 수도권 거주자 256명을 상대로 ‘공동체주택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를 한 결과, 살고 있는 주택이 삶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한 비율은 27.4%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 10명 중 7명(71.2%)이 공동체주택을 안다고 답했고, 관심이 있다(53.6%)와 전환 의향이 있다(55.5%)는 비율도 높았다. 공동체주택에 살고 싶은 이유로는 ‘노후에 혼자 살기 싫어서’(30.5%)가 가장 많았고, ‘주거비 절감’(20.3%), ‘공동체 삶이 좋아서’(16.8%), ‘지역(마을)에 정착하고 싶어서’(13.7%), ‘높은 전월세 비용부담 때문에’(9.8%) 등을 꼽았다.

김수동 더함플러스협동조합 이사장은 “중장년 세대의 공동체 주거 전환은 은퇴 후 삶을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인 만큼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의 열쇠는 ‘마음 짓기’

지방의 한 코하우징 주택은 입주 초반 좋은 분위기였으나 청소와 공유공간 이용 에티켓 등 공동생활의 기본이 틀어지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다. 일부 입주자가 이기적인 생활 태도로 공동체에 피해를 끼치면서 이웃끼리 서먹해지다 갈등이 심해진 것. 서로 헐뜯고 싸우다 급기야 발코니 확장 등을 문제 삼아 고발전까지 벌어졌다.

코하우징의 장점만 생각해 섣불리 선택하면 안 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아무리 ‘느슨한 주거공동체’라도 입주자 스스로 참여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가 부족할 경우 같은 공간에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기 때문이다.

소행주와 하우징쿱주택협동조합(하우징쿱) 등 코하우징사업자들이 입주자 선정을 신중히 하고, 주택 완공 전까지 1년가량 입주 희망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이유다. 하우징쿱의 경우 소통이 잘 안되거나 가치관이 달라 공동체에 균열을 일으킬 만한 사람은 처음부터 거부하거나 조합에서 탈퇴시키기도 한다.

하우징쿱 기노채 이사는 “공유주택은 기본적으로 공동체 내부의 상호교류와 나아가 지역활동과 봉사를 통한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타인에 대한 배려심과 민주적 절차에 따른 주택관리와 운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이강은·최형창·김라윤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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