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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성신여대 총장이 대학 개혁방안의 하나로 ‘남녀공학 전환’ 뜻을 내비쳤다. 여자대학은 수험생 절반만을 대상으로 학생을 뽑는 ‘수험생 모집’에서, 여대 출신은 사회적 차별로 남녀공학 출신에 비해 불리한 ‘취업’에서 구조적 불이익을 겪는다는 것이다. 성신여대만의 고민이 아니다. 여대 전체의 고민이고 이는 ‘여대 위기론’을 반영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때문에 대학가에 비상이 걸렸으나 여대가 느끼는 불안감은 남녀공학 대학에 비해 훨씬 심하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는 60만5988명으로 2016학년도 63만1187명보다 2만5199명(4.0%) 줄었다. 올해부터는 고교 졸업자(54만9890명)보다 대입정원(55만9036명)이 더 많다. 이 와중에 여대는 고교 졸업자의 절반 가운데에서 학생을 뽑아야 한다. 정원 미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재정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화여대를 소용돌이에 몰아넣은 미래라이프대학 신설도 재정을 늘리려는 고육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여대 대부분은 동문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약해 기부금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적 차별과 졸업생의 전업 주부 전환 등으로 대학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되는 취업률이 낮은 것도 고민거리다. 남녀공학 여학생의 취업률과 여대의 여학생 취업률을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고, 여대 특성상 예체능계 학과가 많아 취업률이 낮게 보인다는 반론도 있다. 근본 원인은 여대가 아닌 여성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4년제 여대는 광주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7곳이 있다. 대부분 남녀공학 전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상명여대는 1996년 남녀공학 전환에 성공해 ‘상명대’가 됐다. 그러나 공학 전환은 쉽지 않다. 덕성여대 이원복 총장은 3년 전 취임하면서 공학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여자대학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여성상위시대인 현재 여대의 효용도는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고유의 전통과 교육이념을 지켜야 한다는 학생들과 동문을 설득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김기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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