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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미성년자 성추문 은폐 의혹 칠레 주교 옹호…"중상모략"

입력 : 2018-01-19 02:04:34 수정 : 2018-01-19 02: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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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고통과 수치심 느껴" 발언과 달라…승무원 커플 기내 결혼 주재하기도
로비토스 해변 미사에서 손 흔드는 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사제의 성 추문을 두고 반감이 높은 칠레를 방문 중인 교황이 미성년자에 대한 성 추문을 은폐하려 한 사제를 강력히 옹호했다고 AFP·dpa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칠레 북부 항구도시인 이키케에서 대중 미사를 집전하기 전 성추행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들이 나에게 후안 바로스 주교(61)에게 불리한 증거를 가져온 날에 관해 이야기하겠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바로스 주교에 불리한 단 하나의 증거도 없다"면서 "모든 것은 중상모략이다. 이것이 명확하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이는 교황이 칠레 방문 이틀째인 지난 16일 현지 일부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과 성폭행에 대해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공개 사과하고, 피해자들을 만나 기도하며 운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칠레에서는 교황이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을 은폐한 의혹이 제기된 바로스를 2015년 칠레 오소르노 교구 주교로 임명한 것을 계기로 가톨릭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 상황이다.

바로스 주교는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2011년 면직당한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를 멘토로 여기고 있으며, 카라디마 신부의 성추행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바로스 주교는 이키케 인근의 로비토스 해변에서 열린 교황의 대규모 미사에 수백 명의 다른 주교와 성직자와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교황이 집전한 다른 대규모 미사 2곳과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이뤄진 교황과 성직자들의 회동장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교황 주재로 늦깍기 기내 결혼식을 올린 승무원 커플 [AP=연합뉴스]

바로스 주교는 취재진에 "교황 주재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나를 귀찮게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비정부단체(NGO)인 '주교 책임'은 교황의 칠레 방문 전에 2000년 이후 칠레에서 약 80명의 로마 가톨릭 성직자가 아동 성 추문 혐의를 받아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칠레 남부 오소르노 교구에 있는 한 가톨릭 단체는 교황이 바로스 주교와 카라디마 신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바로스 주교를 해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카라디마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중 한 명인 후안 카를로스 크루스는 "바로스 주교는 카라디마의 성추행을 은폐한 뒤 건망증이 생겼다고 주장하는 거짓말쟁이자 비행 성직자"라면서 "그는 최소한 해임되거나 감옥에 가야 한다"고 비난했다.

교황은 이날 이키케 미사를 끝으로 칠레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칠레와 마찬가지로 사제 성 추문 스캔들이 불거진 페루로 이동한다.







한편 교황은 수도 산티아고에서 이키케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라탐 항공사 소속 승무원 커플인 카를로스 시우파르디와 파울라 도데스트의 결혼식을 주재했다.

승무원 커플이 기내에서 교황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들이 8년 전에 혼인신고를 한 뒤 두 자녀를 낳았지만, 막상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사연을 건네자 교황이 즉석 결혼식을 제안했고 커플이 이를 수락했다고 교황의 측근이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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