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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미세먼지 논쟁, 시민의 힘으로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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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18 21:04:33 수정 : 2018-01-18 21: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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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조금 약해지자마자 다시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계속 높아져 지난 15일에는 서울시가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면서 출퇴근 시간(오전 6~9시, 오후 6~9시)에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했다. 비상저감조치는 17, 18일에도 있었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시민의 발길을 일부라도 지하철이나 버스로 돌려 미세먼지를 조금이나마 줄이겠다는 의도였는데, 뜻한 바와 다르게 대중교통 무료를 둘러싼 찬반 논란만 더 커졌다. 이 대책이 처음 나왔을 때의 취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중교통 무료 운행에 관한 포퓰리즘 논쟁만 남은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우기 어렵다.

이런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즉흥적인 발상에서 나온 임시방편은 결코 아니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5월 광화문광장에 3000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미세먼지 대토론회에서 서울시가 시민들과 했던 약속을 바탕으로 세운 미세먼지 10대 대책 중 하나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긴급 조치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일시 중단한 바 있을 만큼 대기질 문제는 시민의 일상 속으로 파고든 심각하면서도 시급한 사안이다.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가 많다는 이유로 국내 미세먼지 발생원을 줄이려는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것은 매 순간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깨닫지 못한 채 하는 주장이다.

이세걸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현재의 논란을 해소하려면 먼저 비상저감조치라는 뜻부터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는 상황은 말 그대로 비상이라는 것을 모두가 잊고 있는 듯하다. 지금은 대중교통 무료라는 쟁점을 놓고 시비를 가려도 괜찮을 정도로 여유 있는 시기가 아니다. 시민과 언론, 그리고 사회 각 분야의 구성원들이 미세먼지 저감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시민 참여를 독려할 때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들은 여전히 논란을 부추긴다. 심하게는 서울시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단순한 포퓰리즘적 정책으로 매도한다. 물론 비판도 중요하지만, 시민 건강과 직결된 시급한 문제를 앞에 두고 할 일은 비판보다는 대안 제시일 것이다. 대중교통 무료 운행이 지나친 세금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돈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건강권이다. 서울시가 세금을 들여서라도 대중교통 이용을 권하고 있는 것도 시민 건강을 무엇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시나 환경부가 오히려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조처를 해도 지나치지 않았을 것이다.

소모적인 논쟁은 여기서 끝내야 한다. 미세먼지 대비책을 충분히 마련했는지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다음 세대까지 생각한다면 적어도 환경 문제에 정치적 이익관계가 의사결정에 작용해선 안 된다. 다른 정책과 마찬가지로 미세먼지 대책의 완성도 시민이 참여해야 가능하다. 적지 않은 세금을 들여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서울시의 행보는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이제는 시민들이 응답해야 할 때다. 지금의 논쟁을 마무리하고 다 함께 해결책을 찾는 길로 모두를 이끌 수 있는 유일한 힘도 시민들에게 있다.

이세걸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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