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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알고보니] ‘스윕’은 비질 시작 ‘헐’은 더 빨리… 스톤, 원하는 지점 안착 지시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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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17 20:49:45 수정 : 2018-01-17 21: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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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목청 높여 외치는 컬링 용어 뜻/속도·방향 살펴 즉각적인 지시 필요/두 글자 이하로 만들거나 의성어 써 “스윕∼ 헐! 헐! 워워∼ 업!”

‘손을 떠났다’는 표현은 더는 자신의 의지대로 손 쓸 방도가 없을 때 사용한다. 그러나 컬링은 예외다. 스톤이 투구자의 손을 떠나면 누구도 손댈 수 없지만 선수들은 이같이 의미 모를 단어들을 외치며 분주하기 그지없다.

스윕, 헐, 워워, 업 등은 팀 스킵(주장)이 나아가는 스톤 앞에서 열심히 비질하는 두 스위퍼에게 내리는 지시다. 컬링 경기장은 스톤과의 마찰력을 키우기 위해 경기 시작 전 빙판에 물을 뿌려 수많은 얼음 알갱이(페블)를 만든다. 비질(스위핑)은 이 알갱이들을 닦아내 빙판을 매끄럽게 하는 일로, 보통 스위핑을 할 경우 스톤을 약 3∼5m 정도 더 나아가게 하거나 진로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다. 스윕(swip)은 비질 시작을, 헐은 허리(hurry)의 준말로 비질을 더 빠르게, 워워는 비질을 느리게, 빗자루를 들어 올리라는 뜻의 업(up)은 비질을 멈추라는 지시다. 스톤이 미끄러져 나가는 시간은 약 15∼30초 정도, 스킵은 투구 즉시 스톤의 속도나 방향을 살펴 즉각적인 지시를 내려야 한다. 이에 지시어 또한 두 글자 이하로 짧거나 ‘워워’ 같은 직관적인 의성어가 대부분이다.

컬링 남자대표팀 주장 김창민이 지난해 11월 호주에서 열린 2017 아시아태평양 컬링 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투구를 한 뒤 빙판 상황을 살피며 스위퍼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세계컬링연맹 제공
컬링은 선수들이 마이크를 차고 경기에 나서기 때문에 작전 내용도 여과없이 전파를 탄다. 이에 투구 전 선수들이 “여섯이 좋겠지?”, “일곱은 가야 할 것 같은데” 등의 암호를 주고받을 때면 관중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여섯, 일곱 등의 숫자는 스톤을 빙판 위 어느 지점까지 보낼지 정하는 것이다. 보통 경기장에 그려진 동심원 앞뒤로 위치한 호그라인(스톤이 지나야 하는 최소 기준점)과 백라인(스톤이 넘어설 경우 무효 처리되는 맨 뒤 라인)까지의 거리를 10등분해 숫자로 말한다. 숫자 ‘하나’에 가까울수록 짧게, ‘열’에 가까울수록 길게 투구한다. 길이뿐 아니라 스톤에 주어진 힘과 스피드를 무게에 빗대 ‘헤비(heavy)하다’ ‘가볍다’ 등의 표현을 쓰기도 한다. 선수들이 얼음 위로 미끄러지는 스톤을 보고 “헤비하다”고 말하면 스톤이 예상보다 너무 세게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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