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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까지 '단순 가출'이라 했지만 없는 돈에 헬기 빌려, 아들 구해낸 아버지

입력 : 2018-01-17 16:24:22 수정 : 2018-01-17 16: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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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옆 숲으로 추락한 샤무엘의 차. 아버지가 없는 돈을 털어 빌린 헬리콥터가 아니면 찾을 수 없는 곳이었다. 사진=샤무엘 가족 SNS

10대 아들이 집을 나간 지 하루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아 애가 탄 아버지는 경찰을 찾았다.

경찰은 "질풍노도와 같은 10대가 아닌가, 아마 이것 저것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며 단순 가출로 보이지 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뭔 일이 벌어졌다'며 없는 돈에 헬리콥터를 빌려 공중수색끝에 사고차량에서 아들을 구해냈다. 

이번 일은 호주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130㎞ 떨어진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레이크 맥쿼리에서 벌어졌다.

17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토니 레스브리지(51)는 아들 사무엘(17)이 지난 13일 밤 친구들과 나간 뒤 만 하루가 지나도록 연락이 안 되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당시 집을 떠나 캔버라에 있던 토니 부부는 바로 집으로 출발해 15일 오전 1시 30분 사는 곳으로 돌아와 경찰서로 달려갔다.

토니는 "경찰 등 모든 이가 우리 부부에게 '아마도 가출일 수 있고, 이것저것을 하고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며 "이에 대해 우리는 '우리 아이는 그럴 아이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라고 했다.

토니는 "경찰이 절차대로 일을 진행하면서 우리에게 '집으로 가 기다리세요'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토니는 "마냥 기다릴 수 없었고 어딘가에서 아들이 몰던 차가 사고가 났을 것이라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수년 전 자신이 사는 인근 지역의 같은 도로에서 차 사고가 났고 탑승자가 닷새 후 사망한 채 발견된 일이 문득 떠올랐고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15일 아침 헬기를 빌렸다.

헬기 조종사 리 미첼은 "통상 헬기를 1시간 이용하는 데 1200 호주달러(102만 원)를 받지만, 그가 근심에 찬 피곤한 모습으로 '1000 호주달러(85만 원)밖에 없다'며 헬기 임차를 호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헬기 회사는 강한 바람 탓에 훈련비행도 취소했지만, 토니의 간곡한 요청에 수색 비행에 나섰다.

토니는 멀미가 있어 형제인 마이클이 조종사와 함께 헬기에 탑승했다.

수색 20분 만에 집에서 20㎞ 떨어진 고속도로 옆 20m 떨어진 관목지대에서 샤무엘이 탄 사고 차량을 찾아낼 수 있었다.

조카를 찾아 나섰던 마이클은 "도로에서는 사고가 난 차량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헬기가 아니었더라면 그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차량은 도로로부터 2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사무엘은 부러진 넓적다리뼈가 피부 밖으로 7㎝ 이상 튀어나오는 등 여기저기 뿌러지고 탈수 상태였으나 병원으로 옮겨져 회복 중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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