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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金 체제 찬양' 없는 현송월 모란봉악단 볼 수 있을까

입력 : 2018-01-14 18:55:15 수정 : 2018-01-15 16: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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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예술단 파견 15일 남북 실무접촉 배경·전망 / 北 ‘예술단 공연부터 논의’ 제의 / 방문단 중 예술단 큰 비중 예고 / 기술적 사안 등 준비사항 많아 / 모란봉악단 北서 ‘조선의 국보’‘김정은 체제 찬양’ 노래 불러 / “관현악 위주 … 정치색 희석 가능성 ”
모란봉악단
남북은 15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먼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예술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한다.

정부는 12일 북측에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의제 전반을 다룰 차관급 실무회담을 15일 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북측이 13일 예술단 파견으로 의제를 좁혀 15일 실무접촉을 하자고 역제안하자 이를 수용했다.

북측이 예술단 파견 문제부터 논의하자고 제의한 것은 이번 방문단 구성에서 예술단 비중이 크다는 것을 예고한다. 북측이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받는다고 해도 선수단 규모는 10∼20명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예술단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대규모 방문단을 구성할 수 있다.

또 예술단 파견을 위해서는 공연 준비 과정 특성상 논의해야 하는 기술적 사안이 워낙 많다. 파견 조직과 규모, 공연 내용·시기·장소, 남북 합동공연 및 방송중계 여부, 사전답사팀 파견 등 기술적인 세부 협의를 충분히 거쳐야 한다.

과거 북측이 공연예술단을 남측에 파견한 전례를 보면 남북은 파견 성사까지 여러 차례 실무접촉을 가졌다. 1985년 9월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교환이 대표적이다. 남북은 그해 8월 한 달 동안 3차례 실무대표 접촉 끝에 선발대 파견 및 신변안전보장 등 후속조치에 대한 합의서를 채택했다.

전직 통일부 고위 관료는 “공연을 평창에서 할지 서울에서 할지 등의 공연 장소 문제나 규모, 공연 내용도 협의해야 하고 마이크를 비롯한 각종 음향 장비 및 공연에 필요한 소품도 논의해야 한다”며 “공연장 시설 등 사전 점검해야 하는 기술적 요소들도 매우 많기 때문에 1985년 사전답사팀이 파견됐던 만큼 이번에도 유사한 절차를 밟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측 실무접촉 대표단에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이 관현악단 단장 직함으로 포함돼 모란봉악단의 방남(訪南)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12년 7월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지시로 창단된 모란봉악단은 북한에서 공훈국가합창단과 함께 ‘조선의 국보’로 불리고 있다.

창단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비롯한 김 위원장 체제를 찬양하는 공연을 했고 김 위원장 부부는 당·정·군 고위 관료를 대동하고 공연을 관람한 적이 많다. 단원은 전원 군인 신분이다. 대표곡은 ‘그이 없인 못 살아’ ‘자나 깨나 원수님 생각’ ‘죽어도 혁명신념 버리지 말라’ ‘우리 어버이’ 등 대부분 김 위원장 찬양 노래들이다.

김정은 체제 선전을 위한 악단 성격상 공연 내용에서도 정치색이 강하다. 2015년 12월 중국 베이징에 공연하러 갔다가 리허설만 마치고 철수한 것도 정치적 이유에서다. 당시 리허설에서 모란봉악단은 공연 무대의 배경화면에 미사일 발사 장면이 포함된 김 위원장 찬양가 ‘단숨에’라는 노래를 부르자 중국 당국이 이를 공연 목록에서 빼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현송월이 극렬하게 반발하고 악단 철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측은 13일 실무접촉 대표단 일원으로 통보한 윤범주 관현악단 지휘자를 14일 안정호 예술단 무대감독으로 교체한다고 통보했다. 윤범주는 주로 은하수관현악단 지휘자로 활동했고, 안정호는 2014년 노력영웅 칭호를 받은 모란봉악단 작곡가로 추정된다. 안정호가 모란봉악단 소속이 맞을 경우 북측이 파견하는 예술단 중심이 모란봉악단에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예술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접촉 북측 대표단에 포함된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2015년 공연을 위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이번 실무접촉 관계자들을 관현악단 관계자들로 구성한 것은 가요를 빼고 관현악 연주를 중심으로 공연을 진행함으로써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송월 단장이 실무접촉 명단에 들어간 점에 비추어 모란봉악단이 오는 것은 확실하고 다른 악단이 함께 오더라도 모란봉악단이 공연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모란봉악단은 10인조 정도로 알려져 대규모 예술단을 구성할 경우에는 모란봉악단을 주축으로 여러 악단과 가극단, 합창단 등에서 선발된 최정예 예술가가 포함될 전망이다. 북한에는 모란봉악단 이외에 2015년 김 위원장이 직접 조직한 것으로 알려진 청봉악단, 노래나 연주보다는 훌라후프 춤처럼 주로 공연 위주인 왕재산예술단 등이 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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