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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창올림픽, 북한 체제 선전장 되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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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14 23:43:13 수정 : 2018-01-14 23: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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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갖는다. 남북 고위급회담 엿새 만이다. 남측이 실무회담 개최를 제안한 데 대해 북측이 ‘예술단 파견 실무접촉’을 수정 제의해 열리게 됐다. 이날 접촉에선 북한 예술단의 규모와 방남 경로, 공연 장소, 공연 일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이번 남북회담의 목적인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 협의는 뒤로 밀렸다. 북한이 올림픽보다 예술단 활동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9일 고위급회담에서는 북한의 고위급대표단과 선수단 외에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예술단 등의 파견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접촉과 왕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스포츠 교류로 상호 신뢰를 회복해 남북 관계 전반을 푸는 실마리가 된다면 더 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북측이 예술단 파견 문제부터 다루자고 하는 것을 보면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속내가 드러난다.

북한이 올림픽에 파견할 선수단 규모는 10∼20명 정도에 그친다. 선수들의 실력도 눈에 띌 만한 성적을 낼 정도는 아니다. 북한으로선 대회 성적보다 예술단이나 태권도 시범단의 ‘활약’을 통해 체제 선전과 평화 공세의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 뻔하다. 감초처럼 등장하는 ‘미녀 응원단’은 한국민의 높은 관심 속에 북한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과거에도 예외 없이 스포츠대회를 정치 선전 도구로 이용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는 뗄 수 없는 동전의 앞뒷면이다. 북한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했다”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화테이블에 나온 것은 거짓 평화 공세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꼼수다. 남북회담에서 남측이 북측의 입맛대로 놀아나서는 안 되는 이유다. 멍석만 깔아주고 재주는 곰이 부리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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