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만 그런 것도 아니다.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는 일본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임금 인상 잔치가 벌어진 지는 오래다. 지금은 대기업,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일손을 구하지 못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성장 엔진인 독일은 7년 만에 최고 성장률을 보였다. 프랑스 등 다른 EU 국가도 마찬가지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에 이어 양적완화를 조만간 끝내기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중국도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6.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들 국가치고 감세와 규제 개혁을 전면에 내걸지 않은 곳은 드물다. 기업이 성장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기업이 살아나야 국민의 소득도 늘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미 법인세 인하 이후 감세 전쟁이 불붙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는 딴판이다. 법인세를 올리고, 규제를 되레 강화해 기업 부담을 늘리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성과연봉제 폐지 정책이 모두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18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쏟아붓고도 고용 사정이 최악인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고용 상황은 경제활동인구 9명 중 1명, 청년층 4∼5명 중 1명이 백수일 정도로 참담하다. 이런 사태는 이념을 앞세운 친노동·반기업 정책이 부른 결과다. 경제는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삼겠다”고 했다. 일자리를 만들겠다면 세계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부터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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