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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우아한 열정… 무한한 명상…피아니스트 조성진 독주회

입력 : 2018-01-14 21:04:14 수정 : 2018-01-15 15: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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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아 제공
훌륭한 연주는 관객을 몰입시킨다. 애써 귀 기울이지 않아도 절로 음의 바다로 빠져들게 만들고, 잡념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 11일 조성진이 연주한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4악장이 그랬다. 건반에 몰입한 조성진은 피아노와 하나가 된 듯 자유로워 보였다. 마지막 음의 여운이 사라지자 1층 관객 절반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쉽게 만나기 힘든 좋은 연주를 향한 박수가 오래 이어졌다.

조성진은 이날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전국 투어 세 번째 무대를 가졌다. 백미는 마지막 곡인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이었다. 품격이 느껴지는 연주였다. 지나친 감상과 자기 과시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단단한 자신감이 빛났다. 3악장에서는 무한한 명상에 빠지듯 침잠했고, 4악장에서는 응축된 열정이 우아하게 타오르는 듯했다. 조성진은 이튿날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금호음악인상 시상식에서 같은 곡을 더 빠르고 과감하게 연주하며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1부 연주곡 베토벤 소나타 8번과 30번에서는 조성진이 20대 초중반의 젊은 피아니스트임이 새삼 느껴졌다. 11일 독주회의 또 다른 화제는 앙코르였다. 무대에 다시 등장한 그는 쇼팽 발라드 4곡을 연달아 치며 관객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연이은 공연으로 지쳤을 법했지만 진지하게 피아노에 빠져드는 모습에서 “작곡가가 쓴 위대한 작품들을 치면서 행복감을 느끼기에 연주를 한다. 연주회는 늘 제가 좋아서 하는 거라 행복감을 느끼면서 무대에 오른다”던 그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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